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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감독, 텐진 단장급 파워 갖는다…후임 사령탑은 '외국인' 가닥

기사입력 2018-11-05 05:50



최강희 전북 감독(59)이 올 겨울부터 지휘봉을 잡게 될 중국 슈퍼리그(CSL) 톈진 취안젠에서 단장급 파워를 갖는다.

최 감독은 지난달 31일 직접 중국 톈진으로 건너가 슈유후이 취안젠그룹 회장을 만나 독소조항을 모두 제거한 계약서에 사인했다. 최 감독은 선수단과 첫 상견레를 가진 뒤 훈련장도 돌아보고 지난 2일 베이징 궈안과의 중국 슈퍼리그 28라운드 홈 경기(0대0)까지 관전한 뒤 3일 귀국했다.

최고 대우 + 단장급 파워

이번 계약서 안에는 슈유후이 회장이 최 감독을 얼마나 강력하게 원했는지 알 수 있다. 우선 연봉 부분이다. 최 감독의 톈진 입성부터 계약까지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한 중국 매체 시나스포츠는 '최 감독이 3년 계약에 연봉 5200만위안(약 84억원·세전)을 받기로 했다. 3년간 1억5000만위안(약 243억원)'이라고 조건을 전했다. 알려진 대로 CSL 최고급 대우다. 연봉이 약 300억원에 달하는 마르셀로 리피 중국대표팀 감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클럽 팀 사령탑 중에선 파비오 칸나바로 광저우헝다 감독(약 154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연봉을 받게 됐다. 최근 중국올림픽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거스 히딩크 감독의 연봉(400만유로·약 52억원)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하지만 최 감독이 톈진행을 택한 것은 돈 때문이 아니다. 본인에게도 강력한 동기부여가 필요했다. 지난 13년간 전북을 이끌면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2회, K리그 6회, FA컵 1회 우승 등 더 이상 정복할 목표가 없었다. 최 감독은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도 "어느 순간부터 선수들에게 부여할 동기가 부족해졌다. 나도 그렇다. 나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텐진의 희망은 '전북 스토리'

눈에 띄는 점은 최 감독의 구단 내 위상이다. 단순한 감독의 역할이 아니다. 단장급 파워를 갖추게 됐다. 톈진은 역대 단장들과 스포츠 디렉터들의 농간에 팀이 발전은 커녕 정체가 발생했다. 슈유후이 회장은 이 부분을 최 감독이 타파해주길 원했다. 2005년 여름 부임했을 당시 K리그 중하위권 팀이었던 전북을 아시아 정상급 반열에 올려놓은 것과 같은 스토리를 원했다. 슈유후이 회장은 최 감독의 매니지먼트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래서 최 감독에게 선수영입과 팀의 철학과 기틀을 잡는 권한을 폭 넓게 부여했다.

최 감독은 다음달 2일 K리그1 스플릿 A 최종전까지 전북을 이끈 뒤 잠깐의 휴식 후 다음달 중순 톈진으로 넘어갈 예정이다. 다음달 17일 톈진의 1차 동계훈련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전북, 포스트 최강희 '외국인 감독' 가닥

톈진에는 '최강희 사단'이 뜬다. 현재 '소방수'로 톈진을 이끌고 있는 박충균 코치를 비롯해 김상식 코치와 최은성 골키퍼 코치가 최 감독을 계속 보좌할 예정이다. 최 감독과 전북의 이별은 흡사 2013년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과 맨유의 헤어짐을 닮았다.

퍼거슨 이후 맨유는 내리막을 탔다. 좀처럼 팀이 재정비되지 않고 있다. 데이비드 모예스, 루이스 판 할 감독, 조제 무리뉴 등 유럽에서 손꼽히는 지도자들을 데리고 왔지만 아직까지 희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북은 이같은 전례를 밟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준비를 철저히 해 최 감독 공백의 후유증을 최소화하려 한다. 이에 따라 발 빠르게 후임 작업을 진행 중이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내·외부 관계자의 추천으로 꾸린 국내외 지도자 40여명의 후보들 중 핵심 후보를 추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보다는 외국인 감독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리그에서 우승경험이 있거나 클럽간 대항전을 치른 경험이 있는 유명 감독들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은 늦어도 이달 안에 최 감독의 후임을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전북은 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K리그1 스플릿 A 35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에만 3골을 몰아치며 3대1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전북은 26승5무4패(승점 83)를 기록했다. 이미 지난달 28일 수원을 꺾고 역대 한 시즌 최다승(2014년 24승)을 경신했던 전북은 이날 승리로 역대 한 시즌 최다승점(2014년 81점)도 뛰어넘었다. 또한 역대 한 시즌 최다골(2017년 73골) 타이를 이뤘다. 남은 경기는 3경기. 구단 최다골 기록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전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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