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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용의 희생이 정말 큰 힘이 됐다."
지난 25일에는 포항스틸야드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이 경기는 최 감독의 K리그1 마지막 원정 길이기도 했다. 최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모든 게 슬프다. 선수들을 만나는 것도 애잔한 느낌이다. 1~2년이 아니고 어떤 선수들은 10년 이상 봐왔다. 정든 선수들과 헤어지게 됐다. 또 (소식이 발표되고 나서)한 달 이상 이러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도, 팬들도, 주변 사람들도 다 힘든 것 같다. 팬들도 점점 위로를 해주는 것 같다. 빨리 끝나길 바라고 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베테랑 선수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특히, 올해 소속팀과 A대표팀을 오가며 최고의 활약을 펼친 이 용이 고마웠다. 최 감독은 포항전 선발 라인업에서 이 용을 제외했다. 대표팀 호주 원정을 다녀온 뒤 휴식을 위해서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호주 원정에서 여러 선수들을 테스트했다. 하지만 이 용은 호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제는 대체 불가한 A대표팀의 우측 풀백으로 자리매김 했다. 최 감독은 "이전에도 1경기를 쉬었다. 이 용이 나이가 아주 많은 건 아니어도, 7~8월에 일요일, 수요일, 토요일로 이어지는 경기가 세 번이나 있었다. 대표팀에 다녀 와서 그 일정을 소화하기가 힘들어 보여서 어느 경기를 쉴 것인지 물어보기도 했다. 본인은 괜찮다고 하더라"고 되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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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용은 올해 활약을 바탕으로 K리그1 MVP 후보에도 올랐다. 득점 1위(26골) 말컹(경남) 2위(24골) 제리치(강원) 등 만만치 않은 대결이다. 그러나 최 감독은 "MVP는 눈에 보이는 공격 포인트가 유리하다. 내 입장에선 이 용이 MVP로 손색이 없다. 수비수가 손해 보는 게 있다. 중요한 역할을 해준 건 맞다. 윙백으로 체력 소모가 아주 큰 포지션인데도 관리도 꾸준히 잘하고 있다"면서 지지를 보냈다.
결과가 어찌 됐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최 감독은 이 용의 희생이 고맙기만 하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