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PA연합뉴스 |
|
 |
로이터연합뉴스 |
|
 |
사진캡처=바이에른 뮌헨 구단 홈페이지 |
|
 |
인천 유스 시절 정우영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
"출전 영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 개인기량을 갖춘 선수라 기대했지만 1군 데뷔가 생각 보다 빨랐다." (임중용 인천 유나이티드 코치)
"정우영은 분명한 특징을 갖고 있는 선수다. 이제부터 시작이다."(김석현 인천 단장)
K리그1(1부) 인천 유나이티드 유스 출신 윙어 정우영(19)이 독일 분데스리가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 1군 경기에 데뷔했다. 그것도 벤피카(포르투갈)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경기라 의미가 더 컸다. 1999년생인 정우영은 빅클럽 '꿈의 무대' 경기에서 비록 길지 않은 10분 정도의 시간이었지만 팀 플레이에 잘 녹아들었다. 볼트래핑이 간결했고, 움직임은 경쾌했다. 드리블 돌파와 방향 전환도 물흐르 듯 자연스러웠다. 상대 선수의 태클에 걸려 두 번 넘어졌지만 벌떡 일어날 정도로 투지도 강했다. 총 7번 볼 터치를 했고, 패스 미스는 아쉬운 부분이었다. 유럽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정우영에게 평점 6.1점을 주었다. 정우영 보다 먼저 교체 출전한 헤나투 산체스(평점 6.0점) 바그너(평점 6.0점) 보다 근소하게 앞섰다.
바이에른 뮌헨의 기대주 정우영이 28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푸스발 아레나에서 벌어진 벤피카와의 2018~2019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5차전서 5-1로 앞선 후반 36분 토마스 뮐러 대신 들어갔다. 정우영은 한국 선수로 설기현 송종국 이천수 박지성 이영표 박주호 박주영 손흥민에 이어 역대 9번째로 유럽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았다. 또 그는 9명 중 가장 어린 나이에 UCL에 데뷔했다. 손흥민(만 21세) 보다 빨랐다.
로번(2골) 레반도프스키(1골) 리베리(1골)가 맹활약한 뮌헨은 이날 5대1 대승을 거두며 승점 13점(4승1무)으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정우영은 인천 구단 유스팀이 발굴해 성장시켰고 해외 빅클럽으로 이적시킨 첫 사례다. 인천은 울산 출신 정우영의 장래 가능성을 보고 스카우트했다. 인천 산하 유스클럽인 대건고 시절 스승이었던 임중용 코치(인천 1군)는 "기술적으로 매우 뛰어난 선수였다. 독일 빅클럽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에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구단은 정우영을 K리그 1군 무대에 곧바로 데뷔시킬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우영과 그의 가족은 "해외 구단의 러브콜을 받은 상황에서 유럽에 나가 도전하고 싶다"는 강한 의사를 인천 구단에 드러냈다. 김석현 인천 단장은 "정우영은 성공할 것이다. 빠르고 기술이 좋은 선수다. 나중에 K리그로 올 때 인천 구단으로 돌아온다는 조건을 달고 이적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정우영이 이적하면서 바이에른 뮌헨이 인천에 지불한 이적료는 약 10억원이었다. 정우영은 지난해 독일 분데스리가 여러 팀에서 테스트를 받았고, 가장 적극적이었던 뮌헨과 4년 6개월 계약했다. 2022년 6월말까지 계약돼 있다.
정우영은 뮌헨에서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뮌헨 19세 이하 팀을 거쳐 뮌헨 2군이 출전하는 레지오날리가(4부)에서 13경기서 6골-6도움을 기록했다. 독일 대중지 '빌트'는 '정우영은 지칠줄 모르고 달린다'고 평가했다. 정우영은 뮌헨 구단의 수많은 유망주들 중 1군 경기 출전이 가능한 리스트까지 올라갔다. 정우영은 특히 시카고 파이어(MLS)와의 친선경기(8월28일)에서 뛰어난 경기력으로 니코 코바치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코바치 감독은 정우영을 1군 훈련에 참여시켰고, 출전 선수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정우영은 앞으로 더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이게 된다. 양발을 다 잘 쓰는 그는 좌우 측면, 또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등 다양한 포지션을 볼 수 있다. 현재 뮌헨은 정우영의 자리에 세계적인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네덜란드 국가대표를 지낸 로번, 리베리(프랑스) 뮐러(독일)에다 코망(프랑스) 나브리(독일) 등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구단은 미래를 보고 정우영 등 '젊은피'들에게 조금씩 기회를 주기 시작했다.
정우영의 1군 데뷔는 한국 축구에도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독일을 거쳐 잉글랜드에서 빛을 보고 있는 손흥민(토트넘) 처럼 그는 한국 축구의 미래에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다. 또 K리그 구단들의 유스 정책에 다시 힘이 실리게 됐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남북교류 특별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