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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위기다.
데자뷔다. 정확히 1년 전, 상주는 강등 위기에 놓여있었다. 당시 상주는 리그 11위에 랭크되며 승강 PO를 치렀다. 부산과의 승부차기 혈투 끝에 가까스로 잔류를 확정했다. 올 시즌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김 감독과 선수들의 심리적 압박감은 엄청나다. 구단 관계자는 "지난해 승강 PO를 치러봤기 때문에 그 어려움을 잘 안다. 심리적으로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2년 연속 벼랑 끝에 몰리고 있는 이유가 있다. 물리적 한계 때문이다. 상주는 군 팀 특성상 매년 선수가 바뀐다. 손발을 맞출 물리적 시간이 절대 부족하다. 병장과 신병이 '완전체'로 팀을 꾸릴 수 있는 시간은 불과 5개월 정도다.
이로 인한 전력 손실은 엄청나다. 선수들은 시즌 초반과 끝, 아주 적은 스쿼드 만으로 움직인다. 가용자원이 많지 않다보니 체력 부담은 물론 전술 구성도 다채롭지 못하다.
실제로 상주는 최근 공격수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주민규 윤주태 등이 전역하며 공백이 생겼고, 이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수혈한 김건희 등의 몸상태는 완벽하지 않다. 수비 자원인 백동규를 공격 자원으로 끌어올리는 등 '변칙 라인업'을 사용했지만 상황은 여전히 어둡다. 상주는 최근 5경기에서 3골을 넣는 빈공에 허덕이고 있다.
마지막 일전을 앞둔 상주. 상대는 서울이다. 올 시즌 2무1패로 열세다. 게다가 김영빈과 백동빈이 경고누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운명이 걸린 또 하나의 경기가 동시에 열린다. 같은 시각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리는 인천과 전남의 올 시즌 마지막 경기다. 전남은 직전 경기에서 대구에 1대2로 패하며 자동 강등이 확정됐다. 반면, 인천은 37라운드에서 서울을 제압하며 유리한 고지에 섰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만약 상주가 서울을 제압하고, 인천이 전남에 패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인천이 11위로 추락, 승강 PO를 치러야 한다.
벼랑 끝에 몰린 상주. 과연 2년 연속 기구한 운명의 주인공이 될지, 아니면 서울 혹은 인천이 상주 대신 승강 PO의 나락으로 추락할지 12월의 첫날 운명의 주사위가 던져진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