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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감동의 세리머니 속, 더욱 아쉬운 기성용의 빈자리

기사입력 2019-01-23 08:20


한국과 바레인의 2019 AFC 아시안컵 16강전이 22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황희찬이 선제골을 넣고 황인범과 함께 기성용의 등번호인 16을 그려보이고 있다. 두바이(아랍에미리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1.22/

한국과 바레인의 2019 AFC 아시안컵 16강전이 22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연장 전반 김진수의 재역전골때 지동원과 손흥민이 기성용의 유니폼을 들어보이고 있다. 두바이(아랍에미리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1.22/

[두바이(아랍에미리트)=박찬준 기자]22일(한국시각) 펼쳐진 바레인과의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아시안컵 16강전. 태극전사들은 기성용(뉴캐슬)과 함께 뛰었다.

'중원의 키' 기성용은 이틀 전 부상으로 대표팀을 떠났다. 기성용은 필리핀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오른 햄스트링을 다쳤다. 일주일 정도면 돌아올 수 있다는 결과를 받았다. 기성용은 빠른 복귀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하지만 아쉽게도 통증은 가시지 않았다. 세번째 아시안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겠다던 그의 소망도 물거품이 됐다. 기성용은 떠들석한 인사 대신 조용히 숙소를 떠났다.

기성용은 없었지만, 선수들은 그를 잊지 않았다. 후배들은 환희의 순간, 선배를 떠올렸다. 따뜻한 세리머니로 마음을 표현했다. 전반 43분 첫 골을 넣은 황희찬(함부르크)는 황인범(대전)과 함께 손가락으로 16을 만들었다. 16번은 기성용의 등번호다. 1-1로 팽팽하던 연장 전반 추가시간, 이 용의 크로스를 받은 김진수(이상 전북)가 멋진 다이빙 헤더로 결승골을 뽑았다. 손흥민(토트넘)과 자동원(아우크스부르크)은 기성용의 유니폼을 들고 카메라를 향했다. 다른 선수들도 합류해 기성용을 기렸다.

16번 기성용과 함께 뛴 16강전, 한국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2대1 승리를 거뒀다. 기성용이 마지막으로 준 선물은 '원팀'이었다. 손흥민은 "성용이형이 조용히 갔다. 너무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형이 아픈데도 계속 훈련하면서 뛰려고 노력했다"며 "선수들이 그런 세리머니를 한 것은 감동스럽지만 아직 우리가 할 일이 남았다. 제일 좋은 선물은 우승이라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과 필리핀의 2019 아시안컵 조별예선 1차전 경기가 7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기성용이 후반 교체아웃되며 벤투 감독의 격려를 받고 있다. 두바이(아랍에미리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1.07/
선수들의 다짐과 달리, 우승까지는 갈길이 멀어보인다. 세리머니가 감동적일수록, 기성용이 더욱 그리워졌다. 기성용의 빈자리가 커보였기 때문이다. 이날 벤투호는 이번 대회 들어 가장 저조한 경기력을 보였다. 일단 볼이 제대로 돌지 않았다. 황인범과 정우영(알사드) 콤비가 중원에 포진했지만 키핑력, 패싱력 모두 기성용에 미치지 못했다. 황인범은 상대의 압박에 당황하는 모습이었고, 정우영은 부정확한 패스를 남발했다. 중앙에서부터 연결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다보니, 전체적으로 경기가 루즈해졌다. 공수 모두 무딘 모습을 보였다.

더 큰 문제는 정신적인 부분이었다. 전반 막판 선제골을 넣은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바레인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추가골이 나오면 쉽게 갈 수 있는 경기였다. 하지만 계속된 기회를 무산시킨 후 갑자기 무너졌다. 바레인에 주도권을 내주며 끌려다녔고, 결국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때 위기 상황에서 팀을 빠르게 자리잡아주고, 컨트롤해 줄 선수가 없었다.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찼지만, 아직 팀 전체를 이끌만한 경험이 부족하다. 경기 내내 베테랑이자 정신적 지주인 기성용의 존재감이 간절했다.

기성용은 떠났다. 경기장 안팎에서 존재감이 넘치던 그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숙제다. 그래야 기성용에게 우승이라는 선물을 줄 수 있다.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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