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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이와 함께 은퇴 전 울산서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드는 것, 목표는 그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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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린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에 고명진은 미소부터 지었다. '유럽마인드' 프로 선배들은 후배들과 친구처럼 스스럼 없이 지낸다. "우리 때랑 다르게 다들 개성이 있다. 우리 때는 나이 차도 워낙 많았고, 훈련장 가면 욕도 먹고, 기도 죽고 그랬는데 요즘 1999년생, 2000년생 후배들은 먼저 와서 장난을 친다. '형 축구 잘하시네요' '응, 오래 했으니 이거라도 해야지' 한다. 다르지만 이게 맞다. 나이가 다를 뿐 똑같은 프로니까…."
고명진은 초호화군단 울산에서 기회에 목마른 후배들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요즘 어린 친구들은 알아서 다 잘한다"며 말을 아끼더니 "울산 같은 구단에서 선배들을 제치고 출전하는 건 쉽지 않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찾아오는 단 한 번의 기회를 잡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스타군단 FC서울에서 2004년 7월 11일, 만 16세 189일의 데뷔전 후 2006년 전남전에서 만 18세, 팀 최연소 데뷔골 기록을 갈아치웠던 당찬 미드필더 고명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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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 이청용과 함께 꼭 우승할 것"
새 시즌을 앞두고 '서울맨' 고명진, 이청용이 모두 울산 유니폼을 입으면서 울산-서울전에 대한 팬들의 관심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고명진은 서울전, 특히 상암벌 원정에 대해선 "상상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울산엔 나, 청용이를 비롯해 서울 출신이 너무 많다. 올시즌 서울과는 정말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같다"고 에둘러 답했다. 이기거나 지면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골을 넣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명진은 "솔직히 상상이 안된다. 저도 청용이도 서울에 대한 애착이 너무 강하다. 어떨지 잘 모르겠다. 가봐야 알 것 같다"며 웃었다.
프로로서 고명진의 이력은 그의 스타일처럼 심플하고 담백하다. 고명진은 2003년 서울 석관중 시절 조광래 당시 안양LG 감독의 눈에 들어 기성용, 이청용, 송진형 등과 함께 일찌감치 프로의 길에 들어섰고 이후 2015년까지 FC서울에서 12시즌을 뛰었다. 카타르리그 알라이얀에서 2015~2019시즌까지 4년을 뛰었다. 지난해 '유럽 경험'을 위해 크로아티아 1부리그 슬라벤에 잠시 머문 후 지난해 말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고명진은 "제 성격 때문에 더 성장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돌아봤지만 한 회사를 10년 이상 다니는 건, 그것도 부침 심한 프로의 세계에선 실력과 근성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팀플레이어 고명진은 우승 복도 적지 않았다. 서울에서 2010년, 2012년 두 차례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2013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선 준우승했다. 카타르리그 알아이얀에선 2015~2016 리그 우승과 함께 컵 대회 우승컵도 수차례 들어올렸다. 고명진은 "울산에 와서 보니 (김)기희와 나 빼곤 우승을 못해 본 선수도 많더라. 깜짝 놀랐다"며 웃었다. 당장 절친 이청용도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고명진은 "이제 축구한 날보다 축구할 날이 짧다. 정말 열심히 해서 은퇴 전에 K리그 울산의 우승트로피를 꼭 들어올리고 싶다. 서울에서 아깝게 놓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도 은퇴 전에 꼭 이루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의 곁엔 16년 전 그날처럼 같은 꿈을 꾸는 '절친' 이청용이 있다. "청용이와 함께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이 꿈이다. '우리 꼭 함께 해내자'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말 그대로 '화룡점정'이다. 그게 우리의 가장 큰 목표다. 아…, 생각만 해도 너무너무 좋을 것 같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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