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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그때는 정말 쳐다보기도 어려운 존재였죠."
그러나 이런 예상을 비웃듯 성남은 무탈하게 시즌을 치러내고 있다. 김 감독이 취임하며 약속한 '화끈하고 공격적인 축구'도 꽤 잘 이뤄지는데다 특히나 우려됐던 수비 면에서도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성남은 4경기에서 4골을 넣었고, 실점은 단 1점 밖에 하지 않으면서 득실차 +3으로 좋은 지표를 찍었다. 이런 안정된 수비력의 근간은 바로 완벽하게 '전성기모드'를 되찾은 골키퍼 김영광에게서 비롯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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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광이 밝힌 김 감독과의 인연은 지금부터 1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2년, 한국 축구 역사에 길이 빛나는 해다. 당시 김영광은 광양제철고를 졸업하고 연고 구단인 전남에 막 입단한 프로 새내기였다. 그리고 이 팀에는, 그라운드에서는 터프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면서도 후배들에게는 친절한 한 멋진 선배가 있었다. 입단 당시에도 쉽게 다가서기 어려웠던 이 선배는 여름이 지나고 가을 무렵, 아예 범접하기조차 힘든 위인이 돼 있었다. 그 선배가 바로 2002 한일 월드컵의 영웅 김남일이었다.
당시를 떠올린 김영광은 "김 감독님과는 내가 프로 입단 첫 해에 한솥밥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원래 스타였는데, 월드컵이 딱 끝나고 나니까 정말 엄청난 분이 되어 있었다"며 18년 전의 기억을 꺼냈다. 그런데 그때나 지금이나 김 감독은 늘 한결같았다고 한다.
김영광은 "그렇게 유명한데도 불구하고, 나 같은 어린 후배들을 잘 챙겨주시곤 했다. 숙소 방을 같이 쓴 적도 있는데, 편하게 여러 좋은 이야기를 해주시곤 했다"면서 "그런 기억들 덕분에 성남에 와서도 확실히 더 적응하기 편했다. 팀에 늦게 합류했음에도 와서 보니 기틀이 잘 잡혀있어서 나도 덩달아 더 열심히 준비하게 됐다. 이런 게 바로 지도자의 영향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광의 부활과 성남의 선전, 그 원동력이 어디에서 비롯됐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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