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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황새 더비'에서 '독수리'가 웃었다.
황 감독이 중심에 있지만 '독수리' 최용수 감독과의 맞대결도 관전 포인트였다. 현역 시절 한국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로 절친한 선후배 출신인 둘은 묘한 인연으로 얽혀 있다. 이들은 황 감독이 포항을 지휘하고, 최 감독이 서울을 맡던 시절부터 '라이벌'이 됐다. '황새'와 '독수리'의 대결은 만날때마다 많은 이야기를 남겼다.
황 감독이 2015시즌을 마치고 재충전을 위해 포항 지휘봉을 놓으며 대결사는 끝이 났지만, 이듬해 6월 황 감독이 서울로 옮겨가면서 인연은 이어졌다. 최 감독이 중국 장쑤로 옮기며 생긴 서울 사령탑 공백을 황 감독이 메운 것이다. 서울 감독직에 오른 황 감독은 첫 해 K리그 우승을 이끌었지만, 2018년 극심한 부진으로 자진사퇴했다. 이어 지휘봉을 잡은 이는 공교롭게도 최 감독이었다. 이 때문에 두 감독은 '서울'이라는 키워드로 자주 얽혔다.
시작은 대전이 좋았다. 전반 5분 김세윤이 박스 왼쪽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바이오가 기가막힌 슈팅으로 서울 골망을 갈랐다. 대전은 모처럼 허리진의 패스워크가 살아나며 좋은 경기를 펼쳤다. 실점한 서울은 이후 공세의 수위를 높이며 대전을 압박했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후반 29분 조영욱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박주영이 어이없이 날려버리기도 했다.
경기는 후반 요동쳤다. 서울은 후반 36분 고광민의 크로스를 받은 박주영이 멋진 헤더로 득점에 성공하며, 페널티킥 실축을 만회했다. 기쁨도 잠시, 3분 뒤 김남춘이 교체 투입된 안드레 루이스를 막으려다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대전은 숫적 우위를 앞세워 연장까지 서울을 괴롭혔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결국 승부는 승부차기로 이어졌고, 마지막 박주영의 킥이 성공하며 서울이 웃었다.
최 감독은 2014년 FA컵 16강-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전 승리 등 황 감독에 유독 강했는데, 5년만의 맞대결마저 승리하며 '황새 더비'의 주인공을 '독수리'로 바꿨다.
대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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