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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G-20골,경기당 1.18골' 골무원 주니오는 K리그 역대 최고 공격수다[SC분석]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0-08-25 05:30


그래픽=문성원 기자 moon@sportschosun.com

"주니오, '회춘'이라는 단어 밖에…."

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은 23일 K리그1 17라운드 성남 원정에서 '골무원' 주니오의 멀티골에 힘입어 2대1로 승리한 후 불과 17경기만에 20골 고지에 오른 주니오의 골 페이스 비결에 대해 "회춘"이라는 단어로 답했다.

이날은 주니오의 K리그 100경기째 출전이었다. 전반 35분, 홍 철의 택배 크로스에 이은 선제골, 전반 40분 자신이 직접 얻어낸 페널티킥을 깔끔하게 밀어넣었다. '멀티 자축포'로 울산의 선두를 지켰다.

1986년생, 한국나이 35세의 브라질 공격수 주니오의 100경기, 시즌 20호골을, '토종 공격수 한시즌 최다골 기록(28골) 보유자' 김 감독이 진심으로 기뻐했다. 김 감독은 "'회춘'이란 단어 밖에 표현이 안된다. 100경기에서 좋은 기록을 세운 주니오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단언컨대, 주니오는 현역 K리그 최고의 외국인 공격수다. 아니, K리그를 거쳐간 수많은 외국인 골잡이를 통틀어 역대 최고다. 기록이 말해준다.

일단 '득점왕' 주니오의 리그 17경기만의 20호골은 '역대 최단기록', 새 역사다. 이전 기록은 2014년 대전 아드리아노의 19경기 20골이었다. 올 시즌 주니오의 경기당 평균 골수는 1.18골, 총 17경기중 주니오가 골맛을 보지 못한 경기는 4경기(광주, 전북, 수원, 포항)뿐이다. '골무원(골 넣는 공무원)'이라는 별명대로다.

2위 일류첸코(포항)가 17경기에서 10골을 기록중이다. 주니오의 절반, 무려 10골 차다. 지난 시즌 수원 타가트가 33경기 20골로 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같은 시기 35경기 19골로 아깝게 득점왕을 놓쳤던 주니오가 17경기만에 1년 전의 자신도, 득점왕 기록도 뛰어넘었다. '스쳐도 골'이라는 말처럼 몰아치기 능력이 빼어나다. 20골 중 5회(상주, 수원, 대구, 상주, 성남)가 멀티골, 1회(인천전)가 해트트릭이다.

리그 100경기의 '순도' 면에서도 주니오의 기록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저 경기수만 채운 것이 아니다. 100경기에서 73골 9도움, 경기당 공격포인트 0.82개다. 2위 조나탄과 아드리아노가 나란히 63골 13도움, 경기당 평균 공격포인트 0.76개를 기록했었다. 몰리나(42골 32도움), 산토스(45골 21도움), 자일(45골 19도움), 스테보(44골 18도움), 데얀(49골 13도움) 등 리그를 쥐락펴락했던 외국인 공격수들을 모조리 뛰어넘었다.


지난 4시즌간 큰 부상도 큰 슬럼프도 없이 100경기 내내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2017년 대구서 16경기 12골, 2018년 울산 이적 후 첫해 32경기 22골, 지난해 35경기 20골, 올시즌 17경기 20골이다. 끝없는 노력과 철저한 자기관리 덕분이다.

만 34세, 진짜 프로 주니오의 미친 활약은 경이로운 '반전'이다. K리그 역대 득점왕중 최고령은 2002년 에드밀손(만34세), 토종 최고령 득점왕은 2003년 김도훈, 2003년 우성용(이상 만33세)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무르익는 골 감각을 짐작할 법한 '레전드' 김도훈 감독은 '주니오, 올 시즌 몇 골까지 가능할까'라는 질문에 "예상을 못하겠다"며 웃었다. "주니오는 몰아치기에 능하다. 지금 페이스라면 경기당 1골 이상, 2골까지도 기대한다"고 했다.

올 시즌 K리그1은 코로나19로 인해 27라운드 체제로 축소 진행된다. 남은 경기는 단 10경기, 김 감독의 예언대로 지금의 페이스(경기당 평균 1.18골)를 꾸준히 유지한다면 산술적으로 30골 안팎이 가능하다. K리그 한시즌 역대 최다골 기록은 2012년 데얀(당시 FC서울)의 42경기 31골이다.

100경기, 20호골 직후 주니오는 "아주 특별한 순간이다. 아시아 최고리그인 K리그에서 100경기를 뛰게 돼 정말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골 목표를 묻는 질문엔 언제나처럼 말을 아꼈다. "원래 목표는 15골이었다. 계속 더 넣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하고 더 집중하겠다. 한 경기도 쉬운 경기가 없다. 더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K리그 최고의 공격수 주니오는 말이 아닌 골로 말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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