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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철이 울산에 온 이유를 보여준 경기다."(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
팽팽한 균형은 전반 35분 깨졌다. 왼쪽 측면에서 '울산 풀백' 홍 철의 폭풍 질주가 시작됐다. 공격 지역까지 거침없이 치고 올라가 낮게 깔아찬 크로스, 직전 포항전 김인성의 선제골 때 보여줬던 홍 철의 왼발이 이번에도 통했다. '영건' 박정인의 영리한 페인트 모션에 이어 문전의 주니오가 골을 밀어넣었다.
이날 홍 철의 움직임은 16라운드 동해안더비 포항전, 김인성의 선제 결승골을 이끈 시즌 첫 도움 장면을 빼박았다. 2위 전북이 2시간 먼저 열린 경기에서 상주에 2대1로 승리하며 깜짝 1위에 오른 상황, 이겨야 사는 경기에서 2경기 연속 도움으로 울산의 2연승을 이끌며 '1점 차' 선두를 지켜냈다.
지난 2경기에서 홍 철은 김 감독의 주문을 200% 이행했다. 상대의 밀집수비에 공격이 막힐 때의 가장 좋은 해법이 측면의 스피드, 돌파에 이은 정확한 크로스다. 김 감독은 "홍 철은 갖고 있는 것이 있는 선수이고, '좀 더해야 한다'고 푸시했을 때 그 몫을 해내는 선수"라며 믿음을 표했다. 올시즌 2라운드 수원 풀백으로 울산을 상대하다 발목을 다친 후 7월 초 이적한 울산에서 홍 철은 남모를 마음고생도 했다. 14라운드 부산전에서 3개월여만에 선발로 나서며 경기력이 뜻대로 나오지 않았다. "몸은 50%인데 120%를 하려니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은 "그 마음고생 덕분에 더 성장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꼭 잡아야하는 경기에서 '홍 철 효과'로 귀한 승점 6점을 챙겼다"는 말에 김 감독은 고개를 끄덕였다. "올 시즌 우리 선수들이 이겨야 할 팀을 이기고, 결과를 갖고 오는 부분은 아주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좌우 풀백들에게 "더 많은 포인트"를 기대했다. "올시즌 27라운드 중 10경기가 남은 시점이다. 막판으로 갈수록 매경기 더 힘들어질 것이다. 상대는 더 견고한 수비벽을 쌓을 것이다. 그럴 때 박주호, 홍 철, 김태환 등 좌우 풀백들이 양측면에서 활약해주면 좋은 찬스가 더 많이 나올 것이고, 우리 공격수들이 그 찬스에 득점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한때 울산의 약점이던 왼쪽은 이제 울산의 강력한 옵션이 됐다. 김 감독은 "홍 철, 박주호가 왼쪽에서 활약하면서 공격루트가 오른쪽으로 치우치던 부분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오른쪽, 왼쪽 다양하게 상대를 교란할 수 있고, 좌우로 넓어지는 공간을 통해 중앙에서도 찬스가 날 수 있다. 팀 전체에 몇 배 이상의 효과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