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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유럽 스타일은 다르네.'
구단이 망루대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히카르도 페레즈 감독(45)의 특별 요청 때문이다. 부산은 현재 클럽하우스에서 '집콕' 동계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신임 감독을 맞아 처음 갖는 훈련인데 이른바 '깜놀'의 연속이란다. 그의 훈련 진행 방식이 신선하거니와 선수들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망루대는 그 훈련기법의 하나다. 구단은 고성능 노트북도 새로 사줬다. 페레즈 감독이 동계훈련을 맞아 따로 지원 요청한 것은 이게 전부다. 망루대는 어차피 재설치해야 하는 것이었고, 노트북도 큰 돈 들지 않았다.
구단 관계자는 "감독님이 직접 영상을 다루며 훈련에 활용하는 열정에 깜짝 놀랐다. 객관적인 영상을 통해 지도하니 선수들의 습득력도 높아진다"면서 "우리끼리 우스갯말로 '유럽 스타일은 다르네'라고 한다"며 흡족해 했다.
오프라인 훈련 방식도 전과 달랐다. 오전에 단체, 오후엔 세부훈련이다. 오후 세부 훈련은 수비, 미드필드, 공격 등 포지션 별로 나눠 릴레이 방식으로 진행한다. 수비 포지션이 1시간∼1시간30분간 훈련하는 동안 나머지 선수들은 클럽하우스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순서대로 교대하는 방식이다.
예전 같으면 선수들 전원이 운동장에 모여 다른 포지션의 훈련을 지켜보느라 싸늘한 날씨에 떨며 허송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런 관행은 일종의 예의(?)로 통했다. 하지만 페레즈 감독은 효율성을 우선시한다고.
구단의 설명에 따르면 보통 동계훈련은 1∼2개월 휴식을 취하고 온 선수들의 체력훈련 위주였지만 페레즈 체제에서는 기본기에서부터 운동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상황에 대해 하나부터 열까지 세밀한 측면을 강조한다.
또 페레즈 감독은 그날 훈련의 의미와 내용을 어떻게 체득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빼놓지 않는다. 그날 훈련의 정확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 치밀하게 시간을 쓰다 보니 부상 빈도도 줄어들고 있다.
박해일 의무팀장은 "올해 같은 훈련은 처음이다. 페레즈 감독은 시간 내 목적이 있는 훈련, 필요한 훈련만 한다"며 "선수들의 집중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고, 다른 동계시즌과 비교할 때 부상 빈도가 확연하게 줄었다"라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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