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떠나느냐, 남느냐, 혹은 돌아오느냐' 황인범 결단의 시간이 다가온다

최종수정 2022-03-30 07:16

출처=황인범 인스타그램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의 '러시아 탈출' 움직임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러시아 클럽 로스토프 소속의 일본 대표 미드필더 하시모토 겐토(29)가 지난 27일 FIFA의 특별 규정에 따라 일본 J리그 빗셀 고베와 3개월 계약을 맺고 일본으로 돌아왔다. 하시모토의 J리그 리턴을 바라보는 국내 축구팬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러시아 리그에서 뛰는 대한민국 간판 미드필더 황인범(26)에게로 옮겨갔다. 황인범도 떠날지, 떠난다면 K리그 무대를 잠시라도 누빌지가 최대 관심사인 듯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성은 열려있다. 지난달 FIFA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무력 침공한 뒤 불안정한 현지 정세를 고려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은 4월 7일까지 이적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특별 규정을 제정한 뒤 카잔의 외국인 선수들이 줄줄이 짐을 꾸렸다. 외국인 11명 중 황인범 포함 단 3명만이 팀에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단측은 최근 "시즌이 끝날 때까지 모든 외국인 선수들이 떠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탈 러시아' 분위기는 황인범의 거취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황인범 측은 조지아 공격수 크비차 크라바츠켈리아가 최근 팀을 떠난 사실도 파악하고 있었다.

황인범은 2월말 프리시즌 연습경기에서 당한 발가락 골절 부상으로 국내에 들어와 치료 중이다. 입국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침공이 시작됐다. 당시만 해도 '부상을 당한 게 천만다행'이라는 분위기였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재활에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부상이 자칫 걸림돌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단기 임대로 영입하길 바라는 구단이 부상 때문에 나서기 어려울 수 있다. 그라운드 복귀 시점은 이르면 4월이지만, 5월로 넘어갈 수도 있다. 이같은 이유로 일단 황인범은 4월 4일로 예정된 날짜에 맞춰 러시아로 출국할 계획을 세웠다. 꾸준히 황인범에 대한 신뢰를 내비쳤던 레오니드 슬러츠키 카잔 감독은 '혹여나 월급을 못 받는 상황에 놓이면, 내 사비를 털어서라도 지급하겠다'고 말하며 팀 합류를 종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FIFA가 정한 기한은 4월 7일까지지만, 팀을 떠나기 위해선 출국일 이전에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남은 기간은 대략 일주일. 황인범측은 카잔 구단과 슬러츠키 감독의 배려심, 러시아 정세, 부상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무엇이 황인범의 앞날에 이로운지를 고민하고 있다. 훗날 이적과 같은 새로운 도전을 도모하기 위해 당장 카잔에 합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옵션이 될 수 있다. 만약 카잔을 떠나기로 결정을 했을 때, 국내 리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부상 중인 상황에서 '무리한 도전'보다 러시아 리그가 끝나는 6월까지 '안정적인 환경'이 나을 수 있다. 최근 K리그에서 중앙 미드필더 보강을 원하는 복수의 팀이 실제 '현역 국가대표 주전'인 황인범 영입에 관심을 보였다. 황인범이 카잔을 떠난다는 전제 하에 K리그 구단들은 FIFA 룰에 의거 4월 7일까지 영입할 수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