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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영리한 플레이로 봐주시면 좋겠다. 나를 사랑해주는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대구팬들이 앉은 관중석에서 정승원을 향해 야유가 쏟아졌다. 그가 볼을 잡고 대구 진영으로 공격을 전개할 때마다 그랬다. 정승원도 기죽지 않았다. 오히려 해보라는 듯 웃으면서 대구 수비수들과 치열하게 맞붙었다. 90분의 사투는 원정팀 수원삼성의 2대1 승리로 끝났다. 일부 열혈 대구팬들은 아쉬움과 분노 등이 뒤섞여 대팍을 쉽게 떠나지 못했다.
경기 후 만난 정승원은 이렇게 말했다. "영리한 플레이로 봐주시면 좋겠다. 야유를 보내주는 팬들도 있지만 나를 응원하는 대구팬들도 있다. 나는 나를 응원하는 팬들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한다. 그분들에게 감사하다는 얘기를 꼭 하고 싶다. 물론 나에게 야유를 보내는 팬들도 있다는 걸 안다. 나는 오늘 수원삼성을 위해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했다. 야유 소리를 들으면서 오히려 더 영리하게 플레이를 하고 싶었다. 아무렇지도 않은 것 처럼 더 노력했다. 그게 프로다운 자세라고 생각한다. 멀리 대구까지 응원하러 온 수원삼성팬들에게 감사드린다." 이날 정승원은 선발 풀타임을 뛰었고, 수원삼성 이병근 감독은 "정승원이 숨은 MVP였다"고 평가했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