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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주장 완장이 그토록 무거웠던 걸까. 이달 나상호(26)에게 주장직을 넘긴 '전직 캡틴' 기성용(34)이 달라졌다. 표정부터가 바뀌었다. 지난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24라운드 홈경기에서 독기를 품은 듯 거침이 없었다.
주장을 넘기기 전 기성용은 그라운드에서 충돌 상황이 발생했을 때 후배들을 다독이거나 중재하는 역할에 치중했다. 하지만 완장을 뗀 지금은 말보단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듯 상대와의 기싸움,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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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대선배의 살신성인은 동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서울은 지난 김천전에서 선제 실점 후 2대1로 역전승했고, 성남전에선 후반 28분과 37분 일류첸코의 연속골로 2대0 승리했다. 2연승을 통해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안익수 서울 감독은 "기성용처럼 팀 생각을 하는 선수들이 많아야 팀이 좋아진다"고 했다. 팀 부진에 책임을 지고 완장을 벗겠다는 기성용의 아이디어가 지금까진 성공의 결실을 보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팀이 잘 되려면 고참 선수가 폼만 잡고 있으면 안 된다. 실제로 그라운드에서 행동과 경기력으로 보여주어야만 후배들도 한발 더 뛰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고 말한다. 경험이 풍부한 기성용이 한 시즌의 중요한 흐름에서 변화의 타이밍을 잘 잡았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