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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남의 일 같지 않다."
태생적 한계다. 시민구단은 정치와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있다. 재원 대부분을 소속 지자체에 의존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흔들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구단 계획이 백지화된 예가 있다. 2011년 상주시는 국군체육부대(상무)와 연고협약 체결을 하고 K리그 무대에 첫 발을 내디뎠다. 상주는 상무와 연고 협약이 끝나면 시민 구단으로 전환해 K리그와 동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020년 4월 재보궐선거를 통해 선출된 강영석 상주 시장은 '상주상무를 시민프로축구단으로 전환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결국 상주상무는 K리그에서 강렬했던 10년의 마침표를 찍게 됐다.
지난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도 논란이 있었다. 홍준표 당시 대구 시장 후보는 "시민 축구단은 재정이 워낙 열악하다. 매년 140억, 많이 지급할 땐 200억까지 (지급)한다. 시민 축구단은 많은 돈을 주고 선수 스카우트를 할 수도 없다. 그래서 시민 축구단이 우승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어렵다. 강등되는 것을 보면 거의 시민 축구단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돈을 많이 댈 수가 없다. 전부 기업 축구단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대구 시장이 된 뒤 '대구의 유니폼을 빨간색으로 바꿔야 한다'는 발언으로 또 다시 논란을 야기했다.
일각에선 K리그의 시민구단도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같은 협동조합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한국의 현실상 지금 당장 바꾸기에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시민구단 C관계자는 "성남 시장의 말처럼 시민구단을 기업구단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것이 팬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경우에 말이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앞뒤가 있는 법이다. 이번처럼 시장의 말 한 마디에 이렇게 흔들리는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한탄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