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 레반도프스키, 월드컵에서 '우크라이나 완장' 찬다…셉첸코가 직접 건네

안드리 셉첸코 인스타그램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폴란드의 득점기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FC바르셀로나)가 우크라이나 대표팀 완장을 차고 2022년 카타르월드컵 본선을 누빈다.

레반도프스키는 20일 개인 인스타그램에 '우크라이나 전설' 안드리 셉첸코와 나란히 찍은 사진을 올렸다. 우크라이나 국기 색이 그려진 완장을 든 손에 든 레반도프스키는 "감사합니다, 셉첸코. 만나뵙게 돼 영광이었어요! 월드컵에서 우크라이나의 컬러가 담긴 주장 완장을 달 수 있게 되어 영광스럽습니다"라고 적었다.

셉첸코는 "내가 우크라이나 대표팀의 주장을 맡을 때, 완장은 내게 모든 것을 의미했습니다. 내가 이탈리아, 잉글랜드의 프로팀에서 뛸 때에도 이 완장이 나와 우크라이나를 연결해줬으니까요. 나에게 이 주장 완장은 조국에 대한 리더십, 용기, 열정을 상징합니다. 나는 이 완장을 레반도프스키에게 건넵니다. 우크라이나를 위해 목소리를 내어 지지를 표명하고, 자유를 부르짖은 레반도프스키에게 감사합니다. 우크라이나와 폴란드의 관계는 특별합니다"라고 완장을 건넨 배경을 설명했다.

ESPN 캡쳐

ESPN 캡쳐

두 전설적인 공격수는 폴란드의 스타디온 나로도위 경기장에 만나 악수, 포옹을 나누고 완장을 주고받았다. 셉첸코가 손수 팔에 채워줬다. 폴란드는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조별리그 C조에서 아르헨티나,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를 상대한다. 우크라이나는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다른 팀의 도움이 없다면 우크라이나 완장이 월드컵 무대에 등장할 수 없는 형편이다. 그때, 레반도프스키가 눈앞에 나타났다.

레반도프스키는 이전 클럽인 바이에른뮌헨 소속이던 지난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침공에 반대하는 차원, 그리고 우크라이나를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우크라이나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선 적이 있다. 당시 그는 "나는 전쟁에 절대 반대합니다. 자유를 위한 투쟁이 필요합니다.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주길 바랍니다. 나는 그들 뒤에 서있겠습니다"라고 말해 축구계 넘어 전 세계에 큰 울림을 줬다.

셉첸코는 우크라이나 대표팀 통산 최다득점(58) 보유자이자 2016년부터 2021년까지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현역은퇴 후 정계에 입문하기도 했던 셉첸코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에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돕기 위해 자택의 공간을 빌려주는 등 조국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윤진만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