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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정상으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그래도 강원도 춘천은 '약속의 땅'이었다.
승점 76점을 기록한 울산은 남은 1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전북을 밀어내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1996년, 2005년 이어 17년 만의 세 번째 우승이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4-2-3-1 시스템을 꺼내들었다. 레오나르도가 최전방에 포진하는 가운데 바코, 이청용, 김민준이 2선에 위치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이규성과 박용우가 섰고, 이명재 김영권 김기희 설영우가 수비를 책임졌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하지만 '우승의 길'은 쉽지 않았다. 울산이 기선을 잡았지만 좀처럼 골문이 열리지 않았다. 전반 10분 바코, 전반 13분에는 김민준과 레오나르도의 슈팅이 강원의 간담을 서늘케했다. 강원은 유상훈 선방으로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다.
전반 21분에는 울산의 골망이 출렁였다. 하지만 이정협의 골은 오프사이드가 선언되고 말았다. 홍 감독은 전반 22분 엄원상을 투입하며 일찌감치 전열을 재정비했다.
울산은 전반 31분 또 한번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다. 레오나르도가 내준 볼을 바코가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강타하고 말았다. 결국 전반은 득점없이 막을 내렸다.
선제골은 강원의 몫이었다. 후반 16분 정승용이 페널티에어리어에서 돌파하다 바코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VAR(비디오판독)까지 거쳤지만 판정은 그대로였다. 키커로 나선 김대원이 침착하게 골네트를 가르며 리드를 잡았다.
홍 감독은 바코 대신 마틴 아담을 투입하면 분위기를 쇄신했다. 하지만 기세가 오른 강원은 1분 뒤 양현준이 1대1 찬스를 맞았다. 그의 발을 떠난 볼은 골대를 빗겨갔다.
그리고 마틴 아담의 효과가 나타났다. 마탄 아담은 후반 24분 레오나르도에게 결정적인 패스를 했다. 그러나 레오나르도의 슈팅은 또 다시 유상훈의 선방에 막혔다.
울산의 본격적인 공세가 시작됐고, 기다리던 동점골은 후반 29분 터졌다. 이명재의 크로스를 마틴 아담이 헤더로 뒤로 흘렸고, 엄원상이 강력한 오른발 발리로 응수 골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더 이상 거칠 것이 없었다. 울산은 후반 40분 결승골까지 터졌다. 이규성이 코너킥을 김기희가 헤더로 떨궈줬고, 마틴 아담이 왼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홍 감독은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K리그 2년 차에 울산의 '만년 2위'를 떨쳐내고 드디어 우승 사령탑에 등극했다.
춘천=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