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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전주성'이지만, 전주성 같지 않았다. 당연히 선수들도 신바람을 내지 못했고, 결과는 패배였다. 팬들과 극한 대치, 전북 현대는 벼랑 끝에 서 있다.
총력전에 나선 전북은 이날도 같은 문제점을 반복했다. 전반에 좋은 경기력을 보이다가, 후반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전북은 전반 16분 송민규의 패스를 받은 류재문의 슈팅이 굴절되는 행운의 득점으로 앞서나갔다. 홈팀의 득점에도, 경기장은 고요했다. 전반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압박 강도도 괜찮았고, 기회도 만들었다. 시종 포항을 밀어붙였지만, 추가골 기회에서 하파 실바의 결정적 슈팅이 무산된게 아쉬웠다.
하지만 후반은 또 다른 그림이 펼쳐졌다. 김기동 포항 감독이 다양한 변화로 흐름을 바꾸자, 전북은 덩달아 흔들렸다. 후반 12분 백성동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전북은 어려운 경기를 자초했다. 불운까지 겹쳤다. 박진섭이 포항 골키퍼와 충돌하며 쓰러졌다. 이미 앞서 세 차례 교체를 단행한 전북은 교체카드가 한장 남았음에도 더이상 선수를 바꿀 수 없었다. 한명이 부족한 채 포항을 상대했던 전북은 결국 후반 추가시간 제카에게 결승골을 얻어맞았다. 결과는 충격적인 역전패였다.
팬들이 선수단에 대한 기대가 아닌 의심을 하고 있다는 것, 전북이 지금 최악의 위기인 이유다. 전북의 전력과 저력을 감안하면, 한번만 흐름을 바꾸면 치고 나갈 수 있다. 꼬인 실타래를 푸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팬들이 등을 돌린 지금, 반등은 쉽지 않다. 김기동 감독도 "전북 팬들의 응원이 없었기에 편했다"고 했다. 지금 팬들의 마음을 돌리기는 요원해 보인다. 응원 보이콧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선수단과 프런트 모두 깊은 수렁에 빠진 듯 하다. 당장 다음 경기(9일)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상대는 인천 유나이티드다. 과연 전주성에 '봄'은 찾아올 수 있을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