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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손-케' 듀오는 결국 해체됐다. 하지만 해리 케인(30)은 또 다른 한국 선수의 든든한 후방 지원을 받게 된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철기둥' 김민재에게 등 뒤를 맡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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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개월에 걸친 길고 지루한 줄다리기였다. EPL 최고의 스트라이커인 케인은 이번 여름이적시장 최고의 화제인물이었다. 토트넘과의 계약이 1년 남은 상황에서 케인은 이적을 추진했다. 자신의 커리어에 유일하게 없는 '우승'을 간절히 원했다. 애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케인의 영입을 추진했지만, '악명높은' 다니엘 레비가 부른 높은 이적료(1억 파운드)의 벽에 좌절했다.
그런 찰나에 뮌헨이 본격적으로 케인 영입에 뛰어들었다. 뮌헨은 케인 영입 의사를 밝힌 뒤 전방위적으로 움직였다. 7월 초 토마스 투헬 감독이 직접 런던의 케인 자택을 방문해 이적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여기서 케인은 우승에 대한 절실함을 표시하며 뮌헨 이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결국 뮌헨은 구단 수뇌부가 직접 나섰다. 얀 크리스티안 드레센 CEO와 마르코 네페 기술이사가 지난달 말 런던으로 날아가 레비 회장과 직접 협상테이블을 차렸다. 여기서 3차제안을 내밀었다. 여기서는 8700만파운드까지 이적료가 상승했다. 뮌헨 측은 레비 회장에게 5일까지 최종 수락여부를 알려달라고 전하며 협상을 마쳤다.
하지만 레비 회장은 뮌헨의 3차 제안도 거절했다. 심지어 뮌헨이 요청한 최종통보 시점에 미국으로 휴가를 떠나버렸다. 뮌헨의 제안을 철저히 무시하는 협상전략이었다. 애가 탄 뮌헨은 마침내 4차 제안을 내밀기에 이르렀다. 여기서 사실상 1억파운드를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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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이 이처럼 케인 영입에 간절히 매달린 것은 지난 2022~2023시즌의 아찔한 기억 때문이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팀의 간판 공격수인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를 바르셀로나에 보낸 뮌헨은 대체선수로 사디오 마네를 영입했다. 그러나 마네는 기대 이하의 득점력을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르로이 사네를 폭행하는 등 팀내 불화의 주범이 되어버렸다.
결국 뮌헨은 천신만고 끝에 시즌 최종전에서야 간신히 리그 우승을 결정지을 수 있었다. 리그 11연패의 위업을 달성했지만, 공격수 보강에 대한 절실함이 더욱 커진 시즌이었다. 뮌헨 수뇌부는 새로 영입한 투헬 감독과 공격력 보강을 위한 '9번 스트라이커' 영입 플랜을 가동했다. 그 과정에서 낙점된 인물이 토트넘을 떠나고 싶어하는 케인이었다.
케인은 EPL 역대 최다골 신기록을 코앞에 두고 있는 특급 스트라이커다. 그러나 소속팀 토트넘에 머물러 있는 동안 단 한번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2011년 EPL 데뷔 후 12년간 트로피를 하나도 따내지 못한 '무관의 제왕' 신세였다. 케인은 늘 이점에 목말라했다.
뮌헨은 바로 이런 점을 케인에게 어필하며 이적을 설득했다. 그리고 자금을 끌어모아 레비 회장의 마음을 움직였다. 하지만 막판 변수가 있었다. 케인이 구단간 합의가 이뤄진 후에 결정을 보류한 것. 케인은 아무래도 'EPL 최다득점 기록'이라는 영광의 타이틀을 포기할 수 없었다. 47골을 더 넣으면 앨런 시어러가 갖고 있는 EPL 최다골 기록(260골)과 타이를 이룰 수 있다. 대략 두 시즌만 더 보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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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