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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김기동 FC서울 감독은 지난 10일 카타르아시안컵을 마치고 돌아온 국가대표 센터백 김주성을 일본 가고시마 훈련에서 처음 만나 "(대표팀)GPS 데이터를 보니까 운동량이 전혀 없더라. 개인 운동 많이 했을 것 같은데, 했어, 안 했어?"라고 물었다. 이에 김주성이 쭈뼛대며 "나름 하긴 했다"고 답했다.
비단 서울의 문제만이 아니다. 대표팀에 차출된 필드 플레이어 중 센터백 김영권, 풀백 설영우(이상 울산) 김태환(전북)을 제외한 다수의 K리거는 백업 자원으로 짧은 시간 출전하거나, 아예 출전하지 못했다. 이번 겨울, 광주에서 대전하나로 이적한 이순민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채 새 소속팀에 합류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클린스만 감독이 과연 애초부터 이순민 문선민 김주성 등을 활용할 생각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구단 관계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기제(수원) 문선민(전북) 등은 대회 중 부상까지 입었다. 많이 뛴 선수도 문제다. 6경기에서 로테이션 없이 70㎞ 이상을 달린 설영우는 녹초가 된 상태로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몸도 몸이지만,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로 돌아왔다. 선수들은 64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이루지 못했다는 절망감을 느꼈다. 베테랑 레프트백 김진수(전북)는 조별리그 기간 중 부상에서 회복했지만, 토너먼트에서 투입되지 않았다고 말해 팬들을 황당케 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전을 치르는 팀, K리그 개막에 맞춘 팀들 할 것 없이 속이 타들어 갈 수밖에 없다.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들은 당연히 소속팀에서도 주력 자원이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은 그나마 11~12월에 열렸다. 월드컵에 참가한 K리거는 적당한 휴식을 취한 뒤 동계훈련에 참가해 시즌을 정상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 하지만 2월초에 끝난 이번 대회는 이야기가 다르다. 선수들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회복할 시간이 부족하다. 대표를 차출한 팀은 베스트 전력으로 보름 남짓 발을 맞추고 시즌을 치러야 한다. 2024시즌은 3월 1일 개막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