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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출사표를 묻는 질문에, 가장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정정용 김천 상무 감독은 갑자기 경례를 하며 큰 목소리로 "충성"을 외쳤다. 이 짧고 굵은 한마디로 행사장의 무거운 분위기가 풀렸다. 김천의 주장 김현욱 역시 "충성"이라고 외치자,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있던 조영욱은 부끄러운 듯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었다.
입담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이정효 광주 감독은 올해 미디어데이에서도 빛났다. 입장할 때부터 특이했다. 다른 감독들과 주장들이 단상에 있던 트로피에 손을 대는 평범한 포즈를 취했던 것과 달리, 아예 들어올렸다. 거침 없었던 지난 시즌에 비해서는 톤이 다운됐지만, 할 말은 또박또박 했다. 출사표가 인상적이었다. 이 감독은 "현재 광주는 우승할 수 없는 구단, 팀, 선수, 감독이 있다. 시즌을 준비하면서 우승할 수 있는 구단, 팀, 선수, 감독으로 계속 매일 성장하고 있다. 언젠가는 광주도 K리그에 우승할 수 있는 구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올 시즌 광주가 시험대라고 이야기하는데, K리그 12개구단, 감독님들도 시험대에 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개막전 상대인 FC서울에도 선전포고를 했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 서울과 "저런 축구에 져서 분하다"는 '저런 축구' 발언으로 악연을 맺었고, 김기동 감독과는 지략 대결로 주목을 받았다. 이 감독은 "그날, 상식 밖의 행동은 하지 않겠다. 상식 밖의 생각을 한번 해보려고 한다. 많은 팬들이 오신다고 하는데, 누가 오든지 경기에 뛰든지 상관없이 상식 밖의 생각으로 잘 만들어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