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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황선홍호가 세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이후 복잡한 것을 내려놓고, 명확한 콘셉트에 맞춰 움직였다. 대표팀의 특성을 적극 고려한 선택이었다. 필요하면 과감하게 승부수를 띄웠다. 2023년 중국과의 원정 평가전이 대표적이었다. 당시 부상자가 속출하며 많은 질타를 받았지만, 황 감독은 얻은게 더 많은 평가전이었다며 결과를 자신했다.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7전 전승 우승으로 증명해보였다.
황 감독은 항저우아시안게임 당시 빠른 공수 전환을 축으로, 매경기 다양한 조합으로 선수들의 능력을 극대화시켰고, 까다로운 '홈팀' 중국을 비롯해 우즈벡, 일본을 잡아내며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렇다할 위기 한번 자초하지 않고, 일궈낸 '퍼펙트 금메달'이었다.
'차포에 마상까지' 떼고, 파리올림픽 티켓 사냥에 나섰지만 변명은 없었다. 황 감독은 새롭게 팀을 짰다. 결과에 집중했다. 불안한 경기력에도 아랍에미리트(UAE), 중국을 연파하며 8강행을 확정지었다. 운명의 한-일전, 황 감독은 결단을 내려야 했다. 한-일전보다 중요한 것은 8강전이었다. 이번 대회는 3위까지 올림픽 본선 직행 티켓이 주어진다. 4위는 아프리카 기니와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황 감독은 변준수(광주) 서명관(부천) 두 주전 센터백이 모두 빠지는 최악의 상황을 감안, 8강전에 초점을 맞춘 과감한 로테이션 카드를 꺼냈다.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그에게는 올림픽 티켓이 더 중요했다. 그렇다고 한-일전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다. 갖고 있는 자원을 중심으로 일본을 잡을 수 있는 최상의 수를 꺼냈다. 스리백을 앞세운 '선수비 후역습' 전략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일본을 분석해 맞춤형 전략을 들고 나섰다. 일본은 한국의 단단한 수비에 막혀, 볼을 점유했을 뿐 이렇다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부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서도, 황 감독은 체력 비축이라는 핵심 명제에 맞춰 교체 카드를 단행했고, 동시에 선수들의 집중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그 결과, 한국은 원하는 모든 결과를 얻으며 파리올림픽을 위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3전승, 무실점, 조 1위, 여기에 로테이션을 통한 한-일전 승리까지, 진화하는 황 감독의 경험이 만들어낸 성과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