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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그간 토트넘 홋스퍼 캡틴 손흥민(33)의 기량이 여전만 못하다며 비판을 일삼아 온 현지 매체가 일제히 입을 닫았다. 손흥민이 실전에 등장해 예전과 같은 모습을 보이며 팀을 패배에서 구해냈기 때문이다. 손흥민이 다시금 토트넘의 영웅이 됐다.
상당히 의미 있는 무승부였다. 이 경기 전까지 토트넘은 연패를 당하며 상당히 분위기가 침체된 상황이었다. 맨체스터 시티와의 리그 27라운드 경기에서 0대1로 패한 데 이어 AZ알크마르를 상대로 치른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에서도 0대1로 졌다. 이날 본머스전마저 졌다면 최근 3연패를 기록하며 시즌 막판 깊은 침체기에 빠질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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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손흥민은 벤치에서 시작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로테이션을 가동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하위권 확정인 리그 경기에서는 핵심 선수들에게 휴식을 준 뒤 14일로 예정된 AZ알크마르와의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에 모든 힘을 쏟겠다는 플랜이다. 때문에 손흥민과 제임스 매디슨 등을 벤치에 대기시켰다. 부상에서 돌아온 도미닉 솔란케가 모처럼 최전방 스트라이커 선발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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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0-1로 뒤진 채 전반을 마친 토트넘은 후반에 결국 에이스 카드들을 모두 뽑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과 루카스 베리발을 투입했다. 아무리 힘을 뺀 경기라도 패배는 막아야 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감독의 기대에 200% 부응했다. 후반 45분을 자신의 시간으로 만들었다. 특히 1-2로 뒤지던 후반 37분에 에이스의 참모습을 보여줬다. 역시 후반에 투입된 매디슨과 빼어난 호흡을 맞추며 동점을 이끌어냈다. 매디슨이 페널티 박스 앞에서 왼쪽 앞으로 찔러줬다. 손흥민이 번개같이 뛰어가 드리블을 펼치며 골문 앞으로 쇄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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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커로 손흥민이 직접 나섰다. 솔란케가 공을 건넸다. 손흥민은 불필요한 힘을 다 빼고, 무심히 툭 차 가운데로 밀어넣었다. 기술적인 '파넨카 킥'이었다. 아리사발라가 골키퍼가 완전히 속아 공이 오기도 전에 오른쪽으로 날아버렸다. 공은 비어있는 골문을 통과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지난 1월 15일 아스널전 이후 55일만에 리그 7호골을 달성했다. 컵대회를 포함해 10경기 만에 골 침묵을 깨트렸다. 더불어 EPL 개인통산 127골을 기록하며 지미 플로이드 하셀바잉크(첼시)와 역대 공동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3골, 1도움을 추가하면 개인통산 네 번째 리그 10골-10도움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