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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 1대23-유효슈팅 1대8-코너킥 0대11' 최악의 경기력 속의 역설...어떻게든 승점 따는 '선두' 대전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5-05-12 11:08


'슈팅 1대23-유효슈팅 1대8-코너킥 0대11' 최악의 경기력 속의 역…

'슈팅 1대23-유효슈팅 1대8-코너킥 0대11' 최악의 경기력 속의 역…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모든 면에서 밀렸다. 그래도 승점을 따냈다. 최악의 경기 속, 역설적으로 '선두' 대전하나시티즌의 힘이 느껴졌다. 대전은 1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3라운드 홈경기서 0대0으로 비겼다. 대전은 이날 무승부로 6경기 무패(3승3무)를 달렸다. 8승4무2패, 승점 28점이 된 대전은 선두를 질주했다.

대전 입장에서 2025시즌 들어 가장 부진한 경기였다. 기록이 말해준다. 슈팅 1대23, 유효슈팅 1대8, 점유율 47대53, 코너킥 0대11.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서울에 경기 내용에선 완벽히 밀렸다. 올 시즌 가장 많은 골(21골)을 넣던 대전의 공격은 이날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주중 코리아컵에 대비, 밥신, 켈빈, 박규현 등 주전급 자원들을 일부 제외하긴 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처참한 경기였다. 후반전에 밥신, 구텍, 김인규 등이 투입됐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대전은 패하지 않았다. 서울의 파상공세를 끝까지 막아냈다. 일등공신은 이창근 골키퍼다. 이창근은 8개의 유효슈팅을 모조리 막아내는 '선방쇼'를 펼쳤다. 수비 집중력도 돋보였다. 펀치를 허용하면서도 쓰러지지 않았다. 슈팅을 허용하면서도, 어떻게는 마지막을 내주지 않았다. 이날 37번의 클리어링, 19번의 차단, 19번의 블록을 기록한 대전은 온몸을 날려 서울의 공격을 막았다.


'슈팅 1대23-유효슈팅 1대8-코너킥 0대11' 최악의 경기력 속의 역…
올 시즌 대전은 블록 부문에서 경기당 19.8개로 2위, 획득 부문에서 87.8개로 3위에 올랐다. 차단-태클-지상경합-공중경합은 4위, 클리어링은 5위에 자리했다. 모두 수비진의 의지나 집중력과 관련된 스탯들이다. 끈끈한 수비는 강팀의 핵심 조건이다. 세부지표를 보면 대전 수비의 강점이 더욱 도드라진다. 대전은 올 시즌 14경기를 치르는 동안 슈팅수에서 상대 보다 앞선 경기는 단 2경기 뿐이었다. 나머지 경기는 같거나, 더 많은 슈팅을 허용했다. 대전은 올 시즌 114번의 슈팅을 하는 동안 182번의 슈팅을 허용했다. 유효슈팅수도 비슷하다. 더 많은 유효슈팅을 기록한 경기는 5경기 뿐이었다. 유효슈팅수도 55번을 기록하며, 69번을 내줬다.

점유율에서 앞선 경기도 8경기였는데, 공교롭게도 올 시즌 패한 두 번의 경기에서 모두 점유율에서 앞섰다. 점유율을 내준 경기에서는 오히려 단 한차례도 패하지 않았다. '득점 선두' 주민규를 앞세운 골결정력이 돋보인다고 할 수도 있지만, 흔들리지 않는 수비를 더 주목해야 한다. 압도하던, 압도당하던 단단한 대전이다.

대전은 승부처에서 무너지지 않고 버티는 힘이 생겼다. 황선홍 대전 감독은 서울전 후 "수세에 몰렸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무실점을 했다는 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대전은 올 시즌 질 경기는 비기고, 비길 경기는 이기고 있다. 승점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대개 우승팀들이 그랬다. 최악의 경기 내용에도 대전이 희망을 찾는 이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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