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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전 손흥민 동료' 크리스티안 에릭센(33·맨유)이 맨유 고별전에서 시즌 마수걸이골을 넣으며 '아름다운 작별'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캡틴'의 양보가 있었다.
맨유의 전담 세트피스 키커는 주장인 브루노 페르난데스(32), 하지만 이날은 에릭센이 직접 키커로 나섰다.
사연이 있었다. 에릭센이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밝힌 비하인드 스토리에 따르면, 페르난데스가 먼저 에릭센에게 페널티킥을 차겠냐고 물었다. 이에 에릭센이 거절하고 조니(에반스)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했지만, 에반스는 페널티킥을 맡길 꺼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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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2020 대회 도중 심장마비 증세를 일으키며 전 세계 축구팬을 충격에 빠트렸던 에릭센은 기적처럼 회복 후 그라운드로 돌아와 2022년부터 맨유 유니폼을 입었다.
3년간 107경기에 출전해 FA컵과 카라바오컵 우승에 일조한 에릭센은 계약만료와 함께 이번여름 팀을 떠날 예정이다. 빌라전을 마치고 구단이 발표한 퇴단 멤버 세 명(조니 에반스, 빅토르 린델로프) 중엔 에릭센도 있었다.
에릭센은 "정말 특별한 3년이었다. 이곳에서 보낸 시간은 정말 특별했다. 좋은 순간이 있었고, 나쁜 순간도 있었다. 맨유와 같은 클럽에서 뛴다는 압박감을 즐겼다"라고 돌아봤다.
맨유 구단은 '당신의 헌신에 감사를 표합니다. 남은 선수 생활에 무운을 빌겠습니다'라고 헌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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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시즌 도중 맨유 지휘봉을 잡은 루벤 아모림 감독은 경기 종료 직후 홈 서포터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우선, 이번 시즌에 대해 사과드리고 싶다"라고 선수단을 대표해 팬들에게 사과했다.
"이제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과거에 얽매일지, 아니면 다함께 힘을 합쳐 앞으로 나아갈지를 말이다. 6개월 전 내가 이 팀의 감독으로 부임해 3경기에서 2승1무를 기록했을 때, 나는 여러분께 '폭풍이 오고 있다'라고 했다. 이 재앙같은 시즌을 보낸 후, 좋은 날이 곧 올 거라고 말하고 싶다. 이 세상에서 어떤 재앙이라도 극복할 수 있는 클럽이 하나 있다면, 그건 바로 맨유다. 정말 감사했다. 다음시즌에 찾아뵙겠다"라고 부활을 자신했다. 관중석에선 아모림 감독의 지지를 의미하는 듯한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아모림 감독은 토트넘전을 마치고 "나를 자르고 싶다면, 위약감을 받지 않고 떠나겠다. 하지만 내가 먼저 그만두진 않을 것"이라며 책임감을 갖고 팀의 반등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리그 최종전을 마친 맨유는 아시아 투어를 위해 곧장 말레이시아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28일 쿠알라룸프르 부킷 자릴 스타디움에서 김상식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동남아시아 올스타팀과 친선전을 펼친다. 30일엔 홍콩으로 이동해 홍콩 대표팀과 친선전을 갖는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