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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8일 김천종합운동장. FC서울이 김천 상무에 1-0으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 김천 김봉수와 서울 최준이 골라인 부근에서 볼을 다투는 상황에서 고형진 주심은 경기 종료 휘슬을 불던 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김봉수가 최준을 거칠게 밀쳤고, 양팀 선수들이 갑자기 충돌했다. 주심이 황급히 달려가 제지하려 했으나, 그라운드 위의 선수 뿐만 아니라 벤치 대기 선수 및 코칭스태프까지 몰려 나와 뒤엉켰다. 김천 정정용 감독과 서울 김기동 감독까지 나서 선수들을 말리는 데 안간힘을 썼지만, 분위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상황이 거의 정리되려던 찰나엔 정 감독이 서울 주장 제시 린가드와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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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이기 이전에 군인인 김천 선수단이 벤치 클리어링까지 나설 정도로 흥분하는 모습은 그동안 좀처럼 보기 어려웠다. 리그 순위나 최근 흐름 등을 볼 때 단순히 '승리에 대한 간절함'이 만든 장면이라고 이해하기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이 김천 선수들의 감정을 올라오게 만든걸까. "오늘 경기(서울전)를 끝으로 전역하는 선수들이 있다"는 정정용 감독의 말에서 답을 유추해 볼 만했다. 충돌의 시발점이었던 김봉수와 이날 풀타임을 뛴 모재현은 오는 6월 3일 전역한다. 서울전이 김천 소속으로 치르는 마지막 경기였다. 내무반에서 동고동락했던 선수들과 승리로 마무리하고자 하는 열망이 컸을 법 했다. 다만 방식이 과격했다.
김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