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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손흥민이 33살인데도 여전히 번개처럼 빠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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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이날 미국 일리노이주 브리지뷰의 시트긱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파이어와 2025시즌 MLS 원정 경기에 후반 16분 교체 출전해 깜짝 데뷔전을 치렀다. 팀 동료들과 발을 맞출 시간이 거의 없었음에도 손흥민은 '명불허전' 실력을 보여주며 폭풍같은 질주를 펼쳤고, 급기야 페널티킥까지 유도해냈다.
LA FC는 손흥민이 경기 막판에 이끌어낸 페널티킥 덕분에 2-2로 무승부를 거둘 수 있었다. 컨디션도 완전치 않고, 팀 동료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도 부족했던 손흥민이 순전히 개인 기량만으로 만들어낸 결과였다. LA FC의 에이스가 되기에 부족함 없는 실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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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FIFA(국제축구연맹) 푸스카스상, 4번의 EPL 이달의 선수상, 9번의 베스트 풋볼러 인 아시아상 등을 수상했다. 2021~2022시즌에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수상하기도 했다.
'커리어 2막의 하일라이트는'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이었다. 손흥민의 커리어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었고, 토트넘으로서도 17년 만에 차지하는 우승컵이었다. 손흥민은 2008년 레들리 킹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토트넘 주장으로 구단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토트넘 레전드'로 불리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 여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2024~2025시즌의 활약은 다소 부진했다. 예전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고, 특히 장점이었던 폭발적인 스피드가 살아나지 못했다. 때문에 '에이징 커브'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손흥민과의 재계약을 주저한 핵심적인 이유가 됐다.
결국 손흥민도 커리어 최대 목표였던 메이저 대회(유로피리그) 우승을 거둔 뒤 미련없이 팀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팀에 남아 부담을 주는 존재가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을 때 아름다운 이별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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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습은 토트넘 팬들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한 팬은 '손흥민이 다시 25살 때처럼 뛰어준다면 기꺼이 MLS를 시청할 의향이 있다'며 손흥민의 부활에 감탄을 전했다. 다른 팬은 '손흥민은 33살인데도, 여전히 경기 초반에 번개처럼 빨랐다'며 놀라워했다.
LA FC 팬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보였다. 한 팬은 '손흥민의 폭발적인 스피드가 나왔다! LA FC에서 9번의 역할을 맡아줘서 기쁘다. 수비 부담을 최소화하고 뛸 수 있는 공간을 충분히 준다면, 그는 엄청난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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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마티스 텔과 윌손 오도베르, 히샬리송 등이 왼쪽 윙어 경쟁을 펼치는 상황이다. 모두 새롭지 않은 인물들이다. 토트넘 팬들이 손흥민을 그리워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리워해도 다시 되돌릴 수는 없게 됐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