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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발트해 옆 스웨덴 남부 해안의 외딴 어촌 마을을 연고로 하는 '스몰 클럽' 미엘뷔 AIF가 20일(현지시각) 깜짝 우승으로 전 세계 축구계를 놀라게 했다.
미엘뷔 선수 대부분은 솔베르보리(인구 1400명 미만) 지역 출신이다. 인구가 약 800명에 불과한 마을 헬레비크에 위치한 6000석 규모인 스트란드발렌을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경기장에서 엎어지면 코닿을 거리에 바다가 있다. 지역은 주로 어업과 농업으로 먹고 산다. 불과 9년 전만 해도 스웨덴 4부리그 강등과 재정난을 걱정하던 미엘뷔는 2018년과 2019년 연속 승격으로 1부에 올랐다. 2015년 회장으로 취임한 지역 출신 사업가 마그누스 에메우스의 뛰어난 경영 능력으로 역대급 호황기를 맞았다. 2022년 미엘뷔 소속 공격수 모세스가 K리그1 클럽 포항에 입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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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테보리전에서 전반 21분 선제골을 가른 공격수 야콥 베르그스트룀은 "내 인생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오늘 넣은 골은 '하프-바이시클 킥이었다.(웃음) 나는 이곳에 온지 8년이 되었다. 절친들도 지금 이 팀에서 뛴다. 정말 굉장하다"라고 감격적인 소감을 남겼다.
미엘뷔는 전반 28분 톰 페테르손의 추가골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페테르손은 "2023시즌을 앞두고 팀에 합류했을 때, 이 팀의 잠재력이 크다는 걸 금방 알아챘다. 하지만 이 클럽의 멘털적인 면이 우리를 가로막는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엘뷔는 몇 년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돈이 많지 않고, 작은 마을에 위치했지만, 여전히 우승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선수들은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고 매일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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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필더 엘리엇 스트라우드는 "사람들은 미엘뷔 하면 롱패스와 롱 스로인부터 떠올린다. 우리는 항상 수비적으로 강했지만, 지난시즌 훌륭한 공격 아이디어를 제시한 새로운 수석코치를 영입했다"라고 돌아봤다. 스트라우드가 언급한 칼 마리우스 악숨 수석코치는 2024년 1월 미엘뷔 1군에 합류하기 전 프로팀에서 지도한 경험이 없지만, 남다른 전술 통창력으로 토르스텐손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스트라우드에 따르면, 미엘뷔 선수 다수는 같은 건물에 거주하며 같은 슈퍼마켓에서 장을 본다. "우린 할 일이 없으면 바비큐 파티를 열거나 하는 식으로 함께 시간을 보낸다. 이러한 유대감은 경기장 안팎을 가리지 않고 형성된다. 이것이 핵심이다. 우리는 모두 가깝다. 스몰 클럽에서 이는 특별한 이점"이라고 했다. 미엘뷔 서포터는 "우리는 축구팀이라기보단 대가족"이라고 정의했다.
미엘뷔 원정경기를 직관한 한 팬은 소셜미디어에 "여기서 축구를 하는 건 불가능하다. 아무도 살지 않고, 달랑 가게 하나와 동물들만 있다. 세상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 길에서 오른쪽으로 돌면 스트라드발렌이 나온다. 이런 곳에서 엘리트 축구를 한다는 게 놀랍다"라고 말했다. 그 바다 끝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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