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부터 트럼프까지' 까도까도 논란인 호날두 인터뷰, 英언론은 '지켜보기 고통스러울 정도'

기사입력 2025-11-09 12:11


'메시부터 트럼프까지' 까도까도 논란인 호날두 인터뷰, 英언론은 '지켜보…
출처=알 나스르 SNS 캡쳐

'메시부터 트럼프까지' 까도까도 논란인 호날두 인터뷰, 英언론은 '지켜보…
EPA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까면 깔수록 논란만 커지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알 나스르) 인터뷰 이야기다.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호날두가 모처럼 입을 열었다. 호날두는 최근 영국의 유명 방송인 피어스 모건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다. 알려진대로 모건은 유명한 '호날두팬'이다. 역대 최고의 선수(GOAT)로 주저없이 호날두를 꼽는다. 리오넬 메시를 깎아내릴 정도로, 열렬한 호날두 지지자다. 이를 잘 알고 있는 호날두는 모건과의 인터뷰에서만큼은 가감없이 자신의 생각을 전한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를 앞두고 맨유를 거침없이 깎아내린 인터뷰의 진행자도 모건이었다. 이 인터뷰는 호날두의 역사적인 사우디행의 트리거가 됐다.

호날두와 모건의 만남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아졌다. 조회수만 128만이 넘었다. 예상대로 호날두는 폭탄 발언을 쏟아냈다.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역시 메시였다. 호날두는 지난 십수년간 메시와 라이벌 관계를 이어왔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우승으로 마지막 퍼즐을 채운 메시 쪽으로 급격히 무게추가 기울었지만, 호날두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대놓고 "메시가 나보다 낫다고? 그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겸손하고 싶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 월드컵을 깎아내렸다. 호날두는 "월드컵 우승은 내 꿈이 아니다. 뭘 증명하려고 그런 꿈을 꾸나?"라고 말했다. 이어 "월드컵 우승을 하면 내가 축구 역사상 최고라는 걸 증명할 수 있나? 고작 6, 7경기로 구성된 대회 우승이 최고 선수의 기준이 되나? 그게 공정하다고 생각하나?"라고 반문했다. 자신이 역대 최고의 선수이니 월드컵 우승은 필요없다는 이야기였다. 수많은 대회에서 수많은 골을 넣은 호날두 입장에서는 월드컵 부진으로 자신에 대한 평가가 깎이는 것이 억울할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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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호날두는 과거 월드컵 우승에 대한 열망을 여러차례 드러냈다. 하지만 메시가 월드컵 우승 후 'GOAT' 반열에 오르자, 호날두가 내린 선택은 월드컵 깎아내리기였다. 호날두는 과거에도 메시를 의식한 발언으로 입방아에 오른 바 있다. 메시가 프랑스 리그1으로 가자 "사우디가 프랑스 무대 보다 더 나은 리그"라고 했고, 마지막으로 메시가 발롱도르를 수상한 후에는 "발롱도르는 공정치 않다"고 했다.

호날두는 "아르헨티나는 메시 없이도 두 번의 월드컵을 우승했다. 하지만 포르투갈은 나 없이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아르헨티나 같은) 나라는 큰 대회에서 우승하는 데 익숙하다. 만약 브라질이 월드컵에서 우승하면 그게 세상을 놀라게 할 일일까? 아니다. 하지만 포르투갈이 우승한면 그건 세상을 놀라게 할 것"이라고 해다. 그는 마지막으로 "다음 월드컵 우승이 내 이름을 바꾸진 않는다. 월드컵 우승은 꿈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며 "국가를 위해 뛰는 것이지, 내 전설을 위해서가 아니"라고 했다.

정치 성향까지 드러냈다. 좌충우돌 행보로 전세계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존중심을 표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 중 하나다. 그는 실제로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다. 나는 그런 사람을 좋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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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호날두는 트럼프 대통령과 인연이 있다. 직접 만나지는 않았지만, 유니폼을 통해 연을 맺었다. 6월 포르투갈 출신의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이사회 의장은 캐나다 앨버타주 카나나스키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호날두의 7번 유니폼을 직접 전달했다. 코스타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께, 평화를 위한 플레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고 유니폼에 쓰인 메시지를 직접 낭독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유니폼을 두 손으로 들어 올리며 "마음에 든다. 평화를 위한 플레이, 좋다"고 화답했다.


호날두는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나는 세상이 평화로운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 내가 바라는거다. 아무도 모르지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언젠가 트럼프 대통령과 같이 않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우리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언젠가 이를 나눌수도 있다"고 했다.

호날두는 "나와 트럼프 중 누가 더 유명할까? 당연히 나"라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축구 역사상 최고의 GOAT로 브라질의 펠레를 꼽았다.

논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호날두는 비판이 이어졌던 디오구 조타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조타는 넉 달 전인 7월 3일 28세의 안타까운 나이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수많은 축구계 인사들이 장례식장에 참석했지만, 호날두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연히 많은 바판이 이어졌다. 호날두는 "사람들은 나를 많이 비판하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는다. 양심적으로 깨끗하다고 느낀다면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나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다시는 묘지에 가지 않는다. 내가 어디를 가든 '서커스'가 된다. 그래서 가지 않기로 했다"며 "내가 가면 모든 관심이 내게 쏠리게 되고, 나는 그런 주목을 원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계속 나를 비판하겠지만, 나는 내 결정에 만족했다. 무언가를 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설 이유는 없다. 나는 그런 일들은 조용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다"고 당당히 말했다.


'메시부터 트럼프까지' 까도까도 논란인 호날두 인터뷰, 英언론은 '지켜보…
출처=알 나스르 SNS 캡쳐
호날두는 조타의 사고 소식을 들었을 당시도 떠올렸다. 호날두는 "처음 메시지를 받았을 때 믿을 수 없었다. 정말 많이 울었다. 모두에게 너무나 힘든 순간이었다. 정말 슬픈 소식이었다"며 지금도 대표팀에 가서 유니폼을 입으면, 그때의 그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는 아주 좋은 사람이었고, 훌륭한 선수였다. 조용한 성격이었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많은 추억을 쌓았다. 그래서 더 슬펐다"고 했다.

영국 언론은 이번 인터뷰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인터뷰라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의 회동이었다. 부를 자랑하는 호날두와 아첨하는 모건의 39분간의 대화는 지켜보기 고통스러울 정도였다'고 깎아내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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