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K리그 2025대상 시상식이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강원 이승원이 트로피를 들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2.1/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2025년 K리그1의 미래를 비춘 선수는 이승원(22·강원)이었다. 강원FC의 유망주 발굴 능력을 다시금 증명했다.
이승원은 1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5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 최고의 영스타로 뽑히며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감독 10표, 주장 6표, 미디어 90표를 획득한 이승원은 총점 66.87점으로 채현우(안양)와 황도윤(서울)을 따돌리고 영예를 누렸다.
영플레이어상은 해당 시즌 K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젊은' 선수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상이다. 2013년 도입된 영플레이어상은 K리그1(1부) 선수 중 만 23세 이하 국내외 프로 출전 햇수 3년 이내, 해당 시즌 K리그 전체 경기 중 50% 이상 출전 선수만이 후보 자격을 얻는다. 이전 수상자는 포함되지 못한다.
과거에는 데뷔 1년차 선수들이 대상이었으나, 신인들의 적응, 입지 등을 고려해 범위를 확대했다. 이승원은 그 의미에 어울리는 성장형 '신인'이다. 단국대를 중퇴하고 2023년 처음 강원 유니폼을 입으며 당당하게 K리그1 무대에 발을 들였던 이승원은 때를 기다렸다. 첫 시즌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윤정환 감독 체제에서 선발로서 기회를 받으며 성장의 시간을 쌓았다. 2024년 양민혁 조현태 등 다른 신인들에게 자리를 밀리자, 군입대라는 결단을 내렸다. 이승원에게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김천 상무에서의 첫 시즌은 부상으로 8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번뜩이는 킥력과 중원에서의 탁월한 영향력으로 눈을 사로잡았다.
하나은행 K리그 2025대상 시상식이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K리그1 감독상 거스 포옛, MVP 이동경, 영플레이어상 이승원이 함께 포즈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2.1/
날개를 본격적으로 편 것은 2025년이었다. 특유의 성실하면서도 날카로운 플레이를 유감없이 보였다. 정정용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김천 소속으로 32경기 1골-6도움을 기록했다. 10월 28일 군전역 후 강원으로 복귀해서도 리그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해 강원의 5위 등극에 기여했다. 올 시즌 이달의 영플레이어상만 3회 수상했다. 양현준 양민혁에 이어 통산 세 번째 기록이었다. 2025년 동아시안컵에서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아 생애 첫 A매치 데뷔까지 성공했다. 이번 영플레이어상으로 K리그1에서도 기량을 인정받게 됐다.
이승원은 지난 2023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3골-4도움을 올려 한국의 4강 진출에 기여해 대회 브론즈볼을 수상하며 재능을 확인시킨 바 있다. 개인 통산 두 번째 개인 수상이다. "월드컵에서 받은 브론즈볼도 크고 중요한 상이다. 어떤 상이 더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나를 위한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노력한만큼 돌아온다고 생각한다. 뭐가 더 크다고 하기는 어렵다. 나에게는 둘 다 너무나 소중한 상이다"고 했다.
이승원은 김천상무에서 함께 활약했던 이동경과 시상식에서 나란히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그는 "수상 소감에도 동경이형 언급할까 고민했다. 연말 시상식을 함께하자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같이 이 자리에 함께 했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럽다. MVP와 영플레이어를 같이 수상한 것도 기쁘고 뿌듯하다"고 했다.
하나은행 K리그 2025대상 시상식이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강원 이승원이 포즈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2.1/
강원은 이승원이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하며 양민혁에 이어 2년 연속 K리그1 영플레이어상 수상자가 나오는 쾌거를 달성했다. 강원은 지난 2019년 김지현, 2022년 양현준, 2024년 양민혁, 2025년 이승원까지 4번째 영플레이어를 배출했다. 포항(고무열, 김승대, 송민규)을 제치고 영플레이어 최다 배출 구단으로 올라섰다. 유럽 진출하는 유망주들이 꾸준히 나올만큼 대단한 유망주들이 적지 않다. 어린 선수들을 키워내는 역량에 대해서는 "우리 팀에서 영플레이어상 수상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유망한 선수들이 발굴되는 팀이다. 유망한 선수들을 발전시켜 좋은 선수로 만들고자 하는 목표 의식이 있다. 그렇기에 발굴되는 것이라고 본다. 수상하지 못한 선수들 중에서도 좋은 선수들이 많다. 강원의 어린 선수들을 주목할 만한 것 같다"고 했다.
이승원은 올 시즌 K리그2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인천의 박승호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함께 했다. 이번 시상식에서 오랜 친구와 함께 영광을 거머쥐었다. 이승원은 "박승호와는 오래된 친구이자 동료다. 대학교에서도 힘든 시간을 많이 같이 보냈다. 프로 데뷔 후 올해 마지막으로 받을 수 있는 상을 함께 받게 돼서 개인적으로도 많은 축하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향후 미래에 대해서는 "지금은 올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가 남아있기에 마지막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