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MVP상을 수상한 울산HD FC 이동경이 서울 광화문 코리아나호텔에서 진행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트로피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K리그1 MVP상을 수상한 울산HD FC 이동경이 서울 광화문 코리아나호텔에서 진행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트로피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2026년은 더 좋은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2026년 새해, 북악산 정기를 한 몸에 받은 이동경(29·울산 HD)이 슬며시 미소지었다. 지난해는 그야말로 이동경의 시간이었다. 김천 상무-울산 HD의 유니폼을 입고 K리그를 평정했다. 그는 '하나은행 K리그 2025' 대상 시상식에서 생애 첫 K리그1 MVP를 거머쥐었다.
'스승'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고 대표팀에서도 맹활약했다. 한국 축구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그의 이름 석자도 있었다. 지난해 9월 미국과의 원정 A매치에선 득점포를 가동하며 존재 가치를 각인시켰다. 영광의 시간, '어제 내린 눈'일 뿐이다. 그는 '붉은 말의 해'인 병오년, 더 높은 곳을 향해 다시 달린다.
이동경은 최근 서울 중구의 코리아나호텔에서 가진 신년인터뷰에서 "비시즌이지만 운동은 계속 하고 있다"며 "지난 시즌 마지막에 부상했지만, 그 전까지 한 시즌 내내 많은 경기를 뛰었다. 동아시안컵(EAFF E-1), A매치, K리그 이벤트 매치까지 많이 뛰어서 힘들었던 것 같다. 잘 쉬고 있지만, 그냥 쉬지만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경은 6일 아랍에미리트 알 아인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지난해 K리그에서 9위로 추락한 울산의 부활을 이끌어야 한다. 울산은 김현석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으며 변화를 예고했다. 이동경은 "중요할 해인 것 같다. 책임감을 갖고, 울산이 원래 있던 순위로 가기 위해서 조금 더 준비를 잘 해야 할 것 같다"며 "최근 3년 우승하며 팬들의 기대와 시선 자체가 상위권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에 미치지 못해 질타를 받았다. 우승을 목표로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적어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에 있어야 한다"고 했다.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파라과이의 평가전. 이동경이 슛팅을 시도하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0.14/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파라과이의 평가전. 이동경이 슛팅을 시도하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0.14/
또 하나의 목표는 당연히 월드컵 출전이다. 그는 "올림픽, 월드컵 예선 등은 다 나가봤는데 월드컵만 출전하지 못했다. 꼭 나가고 싶다. (월드컵까지) 6개월이란 시간이 남았다. 어떻게든 승선하는 것이 목표고, 월드컵 가서 잘하기 위해 준비하겠다"며 "내가 매 경기 나서는 선수가 아니다보니 매 소집, 리그 경기마다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는 입장이다. 항상 긴장을 한다. 정말 몸 상태가 가장 좋고, 경기력이 좋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월드컵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에 대한 준비를 진짜 잘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경은 4년 전 아픔이 있다. 그는 2021년 소속팀과 도쿄올림픽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파울루 벤투 당시 A대표팀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하지만 그 기회를 잡지 못했다. 샬케04(독일)에서 뛰던 2022년 2월 큰 부상을 했다. 한자 로스토크로 임대 이적하며 새 도전에 나섰지만 제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이동경은 월드컵 최종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이동경은 "그때 월드컵 예선 등은 다 따라갔었다. 해외 이적하면서 '더 높은 수준에서 (경기)하면 도움이 되겠지' 생각했다. 그러나 몸 상태, 경기력에서 부족함이 많았던 것 같다. 나 스스로도 월드컵에 나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좋은 축구 하는 것을 보면서 선수로서 아쉬운 마음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래서 이동경은 더욱 간절하다. 이동경은 "홍 감독님께선 선수로 월드컵 4강을 가보셨다. 선수와 지도자를 포함해 7번째 월드컵이라고 들었다.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선수는 한국에 없다. 감독님께서 본인이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선수들을 독려하신다. 수장이 자신감이 있어야 선수들도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자신 없으면 선수들도 의심이 생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9~10월 친선 경기를 하면서도 자신감을 많이 얻었던 것 같다"며 "홍 감독님께서 강조하신 부분은 오른쪽 윙포워드에 서니까 (김)문환 형, (설)영우 등 측면 수비 선수와의 조합을 잘 생각하라고 하셨다. 영우와는 오랜 시간 보내기도 했다. 그런 부분을 감독님도 아니까 조금 더 믿음을 주시는 것 같다"고 했다.
하나은행 K리그 2025대상 시상식이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K리그1 MVP에 뽑힌 울산 이동경이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2.1/
하나은행 K리그 2025대상 시상식이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K리그1 MVP에 뽑힌 울산 이동경이 트로피를 들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2.1/
그를 달리게 하는 힘은 또 있다. 아내와 딸이다. 그는 "아이가 태어날 때는 대표팀 휴식기라서 함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돌 때는 A매치 소집이 있어서 돌잔치에 가지 못했다. 그래서 돌 사진에 아빠는 없다(웃음). 아내가 혼자 고생했다"며 "어떤 힘이 생겼는지 모르지만, 경기 들어가기 전에 아기 사진을 보며 기분 좋게 준비를 한다. 많은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경은 "2025년은 단 한 순간도 행복하지 않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시상식 날 대상을 받은 날이 가장 기뻤던 것 같다. 힘든 순간도 돌이켜보면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며 "2026년엔 사람으로서 조금 더 책임감, 성숙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 축구 선수로서는 잘했던 부분은 계속 이어나가고, 부족한 부분은 채우겠다. 지난해가 최고의 한해였다고 생각했지만, 2026년 '더 좋은 한 해가 될 수 있구나'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