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이번 시즌 개인적인 목표요, 한 경기를 풀타임으로 뛰는 겁니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지독했던 '전주성' 징크스를 날려버린 주인공 이동률(26)의 이번 시즌 개인 목표는 놀라웠다.
이동률의 결승골로 인천은 2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에 2대1로 승리했다. 2015년 8월 22일 전북 원정 승리 이후 11년째 6무8패로 끌려가고 있었던 흑역사가 마침내 막을 내렸다. 인천 선수단은 경기 전 "이번에 꼭 안 좋은 징크스를 날려버리자"고 의기투합했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이동률이 1-1로 팽팽한 후반 14분 오른쪽 측면에서 기가 막힌 패스 연계와 개인기를 이용한 돌파에 이은 왼발 슛으로 결승골 '작품'을 만들었다. 전북 수문장 송범근이 그냥 얼어붙은 채 골을 바라볼 정도로 환상적인 장면이었다.
이동률은 '낯선' 1부 경기 종료 후 수훈 선수 기자회견에서 "나의 1부 리그 첫 골이다. 경기 전 선수들끼리 전주 원정 징크스가 11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깨보자고 했는데 우리 선수들 모두 잘 버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기쁜 내색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이동률은 "1부 리그는 5년 만에 다시 뛰고 있다. 2부에 있으면서 스스로 좀 성장한 거 같다"면서 "5년 전 1부에는 압도적인 팀이 있었다. 지금은 순위표처럼 팀간 차이가 별로 없다. 인천도 상위 스플릿에 갈 수 있는 팀이다"고 말했다.
서울 세일중과 제주 유나이티드 유스를 거친 이동률은 2019년 제주를 통해 프로에 데뷔했다. 2020년 제주(당시 2부)에서 5골-3도움을 기록, 잠재력을 터트리며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제주의 2부 우승과 1부 승격을 이끈 주인공이었다. 그로 인해 K리그2 초대 '영플레이어상'까지 받았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2021시즌, 1부에서 전혀 통하지 않았다. 19경기에 나섰지만 공격 포인트가 없었다.
1부의 벽은 너무 높았다. 압박의 강도가 달랐고, 견제가 세게 들어왔다. 시즌 후반부로 갈수록 체력이 달렸고, 활동량도 부족했다. 게다가 12라운드 포항전에서 다친 후 한동안 팀 전력에서 이탈했다. 당연히 주전 경쟁에서도 밀렸다. 그는 2022시즌을 앞두고 서울 이랜드로 이적했다. 당시 이랜드 사령탑이 정정용 감독(현 전북 현대)이었다. U-19 대표팀 훈련 당시 스승과 제자의 인연이 있었다. 이동률은 이랜드에서 세 시즌을 보낸 후 인천으로 다시 둥지를 옮겼다. 이동률의 성장 가능성을 본 윤정환 감독은 요즘 많은 대화를 통해 그를 지도하고 있다. 윤 감독은 "이동률은 좀 기복이 있는 선수다. 부상도 잦은 편이다. 하지만 장점도 분명하다. 공을 잘 다루며 기술을 갖고 있다. 오늘 골 장면처럼 매우 침착하게 연계 플레이를 통해 득점을 올릴 자질을 충분히 갖고 있다. 오늘 같은 경기력이라면 팀에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5년 만에 1부로 돌아온 이동률은 과거 보다 차분해졌다. 그는 "우리 팀의 올해 목표는 상위 스플릿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이다. 내 개인적인 목표는 시즌 전 공격 포인트 10개 정도를 생각했는데 요즘 달라졌다. 한 경기만이라도 풀타임을 뛰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동률은 이날 후반 22분 제르소와 교체돼 나왔다. 풀타임을 소화하기 위해선 꾸준한 경기력이 필요하다. 체력과 지구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전주=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