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손흥민의 LA FC는 이영준이 뛰고 있는 그라스호퍼 팬들에게는 증오의 대상이다.
27일(한국시각)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에 따르면, 지난 주말 그라스호퍼의 열성적인 팬들은 루체른과의 경기에서 두개의 의미심장한 걸개를 걸었다. 하나는 '지금은 응원할 기분이 전혀 아니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LA FC 꺼져라!'였다.
첫번째 상황은 이해가 가능하다. 그라스호퍼는 무려 27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스위스 슈퍼리그 최고의 명문이다. 하지만 심각한 재정난으로 추락을 거듭한 그라스호퍼는 2019년 무려 68년만에 2부리그로 추락하더니, 승격 후에도 강등권을 전전하는 클럽으로 전락했다. 2024년과 2025년 가까스로 잔류한 그라스호퍼는 올 시즌에도 강등의 위기를 맞았다. 11위에 머물러 있다.
그렇다면 왜 분노는 LA FC로 향했을까. LA FC는 2024년 1월 그라스호퍼의 지분을 인수하며 대주주가 됐다. 이전까지 중국 푸싱 유한회사 설립자 겸 회장의 아내 제니 왕이 소유주로 있었던 그라스호퍼는 울버햄턴의 위성 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푸싱 그룹이 자금난을 겪게 되자 제니 왕은 그단을 매각했고, LA FC가 인수하며 전략적 파트너가 됐다.
팬들의 기대와 달리, LA FC는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지 않았고, 그라스호퍼는 가파르게 추락했다. 최근 그라스호퍼는 LA FC 최고 운영 책임자인 스테이시 존스를 구단 사장으로 임명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감독만 갈아 끼우는 형국이다.
그 사이 LA FC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 역대 최고액에 손흥민을 영입하며 확 달라진 모습이다.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강호로 자리매김한 것 뿐만 아니라, 글로벌 인지도까지 얻었다. 고무된 LA FC는 더 많은 스타를 모으겠다며 적극적인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그라스호퍼 서포터스는 "LA FC로 소유권이 넘어간 후 6명의 감독과 디렉터, 직원들만 교체됐다. 인수 당시 약속했던 것이 지켜진 것이 하나도 없다. 이제 LA FC는 물러나고, 스위스 투자자들에게 자리를 넘겨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LA FC는 아직까지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