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대전하나시티즌이 우승후보의 위용을 되찾았다.
대전은 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11라운드에서 5대0 대승을 거뒀다. 2연승에 성공한 대전은 승점 15점(4승3무4패·16골) 고지를 밟으며 단숨에 5위로 뛰어올랐다. 2위 전북 현대(승점 18)과의 격차는 3점에 불과하다.
대전의 막강 화력이 돋보였다. 전반 7분 디오고의 헤더골을 시작으로 무려 5골을 퍼부었다. 전반 32분 정재희가 세트피스 상황에서 추가골을 넣었고, 후반 7분 김준범이 시즌 첫 골을 넣었다. 2분 뒤 정재희가 멀티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16분 올 시즌 단 1골도 넣지 못하고 침묵했던 '주포' 주민규마저 시즌 마수걸이 득점을 올리며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부진했던 대전은 최근 들어 완벽히 살아난 모습이다. 직전 울산과의 경기에도 4골이나 넣으며 승리를 챙겼다. 2연승을 거두는 동안, 9골을 폭발시키며 잃어버렸던 득점력을 되찾았다. 대전은 앞서 9경기에서 단 7골에 그쳤다. 개막 전 리그 최고의 공격력이라는 평가에 어울리지 않는 득점력이었다. 하지만 2경기에서 그간의 울분을 풀듯, 엄청난 득점쇼를 펼쳤다.
달라진 대전 공격의 중심에는 '슈퍼조커' 정재희가 있다. 정재희는 2경기에서 3골을 넣었다. 울산전에서 시즌 첫 골을 신고한 정재희는 광주전에서도 2골을 터트리는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정재희가 측면에서 특유의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공격의 속도를 올려주자, 덩달아 다른 공격수들까지 살아났다. 루빅손도 울산전에서 이적 후 첫 골을 폭발시켰고, 디오고는 2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주민규까지 살아났다.
부상자가 속출하자 황선홍 감독은 7라운드부터 정재희 카드를 꺼냈다. 정재희는 이전까지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사실 정재희는 마음고생이 심했다. 지난 시즌 많은 기대 속에 대전 유니폼을 입었지만, 24경기에 출전해 2골-2도움에 그쳤다. 부상까지 겹치며 시즌 막판에는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창단 첫 준우승을 먼발치서 지켜봐야만 했다.
정재희는 겨울이적시장 동안 이적을 모색했다. 많은 클럽들이 관심을 보였다. 실제 제안을 건넨 팀도 있었다. 하지만 황 감독은 정재희를 붙잡았다. 우승에 도전하는 황 감독은 엄원상, 루빅손, 주앙 빅토르, 정재희로 이어지는 막강 윙어진을 구축하길 원했다. 대전에 남은 정재희는 절치부심했다. 부상으로 초반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기회를 모색하며 몸만들기에 주력했다.
정재희는 마침내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엄원상의 부상, 주앙 빅토르의 부진을 틈타 선발 기회를 받은 정재희는 그간의 한을 씻어냈다. 황 감독은 지난 시즌 재미를 봤던 과감한 압박에 이은 빠른 트랜지션 축구를 다시 전면에 내세웠고, 정재희를 중심축으로 삼았다. 한두 경기에서 예열을 마친 정재희는 빠른 발을 앞세워 대전 공격의 선봉에 섰다. 마무리까지 살아나며 특급 조커 시절의 결정력을 되찾았다. 정재희가 살아나자 대전도 함께 부활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