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준비는 끝났다. '캡틴' 손흥민(LA FC)은 매 경기 인생을 건다고 선언했다. 그 월드컵 결전이 시작된다.
대한민국이 12일 오전 11시(이하 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첫 경기를 펼친다. 상대는 '유럽 복병' 체코.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승점 3점을 걸고 건곤일척의 승부를 펼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선 대한민국이 25위, 체코가 40위다. 하지만 숫자에 불과하다. 방심할 수도, 해서도 안된다. 체코는 지난 3월 유럽 플레이오프 결승에서 북유럽 강호 덴마크를 꺾고 20년 만의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첫 경기의 중요성은 백번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는다. 48개국이 참가하는 첫 월드컵, 승리하면 32강 진출의 5부 능선을 넘을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선 12개조 1~2위뿐 아니라 성적이 좋은 3위 8개팀도 토너먼트 티켓을 획득한다. 홍명보호가 체코전에서 승리할 경우, 한결 편안한 분위기에서 19일 멕시코,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할 수 있다.
한국 축구사에서도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승리는 꽃길을 열어줬다. 전인미답의 4강 신화를 이룬 2002년 한-일월드컵 1차전에선 폴란드를 2대0으로 꺾었다.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한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선 그리스를 2대0으로 요리했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체코전 승점 3점이 이번 월드컵의 80~90%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위기는 좋다. 홍명보 대한민국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11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대회 준비에 소홀함은 없었다. 선수들이 보여준 헌신, 노력, 함께 싸워온 시간 등으로 내일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은 괜찮다"라고 말했다. 1571m 고지대 적응부터 컨디션 관리, 실전 경험까지 원하는 대로 착착 흘러갔다는 뉘앙스다. 홍 감독은 지난달 사전 캠프 때부터 과정에 대한 만족감을 연거푸 드러낸 바 있다.
그는 또 "외부에선 어떻게 평가하는지 모르지만, 우리 선수들이 첫 경기에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내부적으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우리 선수들이 나가서 신나고 재미있고 활기차게 뛸 수 있는 분위기는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이 나한테 중요하고, 팀으로서도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손흥민도 "선수단 분위기는 내가 팀에 소집되고 나서부터 좋았다. 선수들은 항상 대표팀을 위해서 자기가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걸 했다. 내가 '컴 다운'(진정) 시켜야 할 때가 있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준비했다. 그렇게 준비한 것에 꽃이 폈으면 좋겠다. 그럴 자격이 있는 선수들이라고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나도 팀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홍 감독은 그동안 많은 메시지를 선수들에게 전달했다. 그는 "오늘내일 굳이 특별히 전달해야 할 중요한 사항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지만, 체코전을 앞둔 마지막 훈련에선 평소보다 긴 4분가량을 할애해 선수들과 소통했다. 훈련에 들어가자 태극전사들의 입가엔 미소가 가득했다.
손흥민의 각오는 특별했다. 그는 "조별예선 3경기가 있지만, 매 경기가 인생을 걸 정도로 중요하다. 내일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라며 스스로를 향해 채찍질했다.
사령탑으로 두 번째 월드컵 무대에 오르는 홍 감독은 "2014년 대회에선 실패를 했지만, 그동안 많은 경험을 토대로 이번 월드컵을 잘 준비했다. 체코전에 모든 걸 쏟아붓겠다"라고 덧붙였다.
사포판(멕시코)=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