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최소 300억원이 걸렸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커리어를 결정할 중요한 기로에 섰다.
KBO는 11일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최종 엔트리 24명을 발표했다. 김도영은 이변 없이 승선했고, 같은 팀에서는 올해 성장세가 뚜렷한 투수 성영탁과 외야수 박재현이 함께 태극마크를 달았다. 김도영은 지난 3월 열린 '2026 WBC'에서는 팀에서 홀로 대표팀에 차출된 아쉬움을 표현했는데, 이번에는 든든한 동료들이 함께한다.
이번 대표팀의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대회 5연패에 도전한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2023년 항저우까지 4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덕분에 많은 유망주들이 병역 혜택을 얻었고,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김혜성(LA 다저스) 등은 이른 시점에 미국 메이저리그로 진출할 수 있었다.
김도영은 향후 메이저리그에서 제2의 이정후로 성장할 잠재력이 충분한 타자다. 김도영은 2022년 1차지명으로 KIA에 입단해 리그 최고의 타자로 단숨에 성장했다. 2024년에는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를 달성, MVP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해 햄스트링을 3번이나 다치는 바람에 잠시 제동이 걸렸지만, 올해 벌써 19홈런을 몰아치며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쥘 기세다. 미국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벌써 김도영의 경기를 직관하며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미국 '팬그래프스'는 올해 초 '김도영이 그의 스윙을 간결하게 바꾸면서도 파워를 유지할 수 있다면, 더 강해질 것이며 더 좋은 타구를 생산할 것이다. 체구는 크지 않지만, 폭발력이 뛰어나며 1루까지 4.1초 만에 도달할 정도로 발도 빠르다. 김도영의 3루 수비 스타일은 실책하기 쉬운 타입이라 중견수로 뛰는 그를 보고 싶어 하는 야구계 관계자들도 있다. 중견수로 뛸 수 있는 스피드는 갖췄으나 실전 경험이 전혀 없다. 국제유망주를 모니터링하는 스카우트들에게 김도영은 포스팅 가능한 나이가 될 앞으로 5년 동안 주목해야 할 인물'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2024년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728억원) 대형 계약에 성공했다. 2017년 1차지명으로 히어로즈에서 데뷔한 이정후는 2018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았다. 덕분에 빠르게 해외 진출을 시도할 수 있었고, 2023년까지 KBO리그에서 딱 7시즌을 뛴 뒤에 메이저리그로 직행할 수 있었다.
김도영은 해외 진출 의지를 꾸준히 표현해 왔다.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니 포스팅 자격을 갖추면 도전은 당연해 보인다. 다만 병역 혜택을 받아야 이정후처럼 나이 20대 중반에 미국으로 무대를 옮길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병역 혜택을 받지 못하면 미국 도전 시점도 자연히 늦춰진다.
이정후는 빅리그 3년차인 올해 드디어 '타격 천재'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11일까지 최근 18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다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또 최근 13경기에서 무려 31안타를 몰아쳤다. 1932년 빌 테리 이후 94년 만에 이정후가 진기록을 작성했다. 테리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샌프란시스코 레전드다. 이정후는 시즌 타율 3할3푼8리를 기록, 메이저리그 전체 2위에 올라 있다.
미국 언론은 이정후가 어린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도전했기에 3년 사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바라보고 있다. 김도영도 어린 나이에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면, 1억 달러 이상 대박을 기대할 만하다.
국내에서는 김도영이 이미 최소 300억원을 확보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 2월 한화 이글스와 거포 노시환이 11년 307억원 비FA 다년계약을 한 게 기준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화는 노시환이 FA 자격을 얻기 전에 프랜차이즈로 묶어두길 바랐고, 노시환은 해외 도전 의지가 있었다. 11년 계약을 했지만, 올 시즌 뒤에 메이저리그 포스팅 신청이 가능한 특별 조항을 넣었다.
KIA도 한화처럼 김도영을 비FA 다년계약으로 일단 묶어두고, 포스팅 신청이 가능한 특별 조항을 넣는 방법을 고려할 만하다. 최소한 KIA가 아닌 국내 팀에서 뛰는 것은 막을 수 있기 때문. 그러려면 노시환의 307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미래를 논하기 위해서는 일단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는 게 최우선 과제다. 그러지 못할 경우 김도영과 모두의 계획이 꼬이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