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체코를 상대로 홍명보호의 스리백은 단단했다.
대한민국 월드컵대표팀은 12일 오전 11시(이하 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체코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2대1로 승리했다.
운명의 1차전이었다. 1차전의 중요성은 한국에는 유달리 강조된다. 한국은 그간 월드컵 대회에서 1차전 성적이 전체 성과를 좌지우지 하는 경우가 많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도,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원정 첫 16강도 조별리그 1차전 성적을 바탕으로 전개된 성과다. 이번 대회도 1차전 승리 이후 조 2위 이상을 바라볼 수 있기에 원정 월드컵 첫 토너먼트 승리라는 목표 또한 성큼 다가설 수 있었다. 이번 대회도 승리로서 월드컵을 시작하며 토너먼트 진출의 가능성을 키웠다.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3-4-3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최전방은 '캡틴' 손흥민(LA FC)이 자리했다. 손흥민의 양쪽 측면에는 '동갑내기' 이재성(마인츠)과 '천재 플레이메이커'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포진해 공격을 지원사격했다. 중원은 황인범(페예노르트)이 한 축을 담당하고, 백승호(버밍엄시티)가 파트너로 호흡을 맞췄다. 수비진은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와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이 윙백에 위치하고 이한범(미트윌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기혁(강원)이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김승규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이날 다시 한번 스리백을 꺼내들었다. 홍 감독은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기존의 포백 대신 스리백을 플랜A로 변경했다. 여러 우려가 뒤따랐다. 경기력에서도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가 모두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 스리백 카드를 통해 중원 구성의 유연함을 찾아야 했다. 포백과 스리백을 오가는 변칙성도 월드컵 무대에서는 필수였다.
부상 문제까지 터졌다. 월드컵 직전 트리니다드토바고전에서 조유민(샤르자)이 부상으로 낙마하며, 조위제를 대체 발탁했다. 1차전을 앞두고는 김태현(가시마)이 발목 부상으로 빠졌다. 깜짝 발탁의 주인공이었던 이기혁을 포함해 김민재와 이한범으로 최고가 아닌, 최선의 스리백을 가동해야 했다.
우려와 달리 경기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전반 초반 좌측에서 이기혁이 한두 차례 뚫리는 모습도 있었으나, 후반에는 큰 실점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김민재는 군계일학이었다. 박스 안에서의 집중력, 순간 속도를 활용한 과감한 압박으로 상대 분위기를 끊었다. 김민재는 이날 경기 클리어링 2회, 인터셉트 2회, 공 소유권 회복 3회, 경합 성공 6회 등 독보적인 수비수였다. 우측에 자리한 이한범은 실수 없이 상대 공격 루트를 차잔했다. 다른 선수들도 전방부터 세밀한 압박을 통해 수비를 굳건하게 지켰다.
단 한 장면, 실점은 아쉬웠다. 다만 체코의 무기인 세트피스는 알고도 대처할 수 없는 강력한 득점 루트다. 이를 최소화하는 경기 운영부터가 이미 성공적이었다. 체코는 이날 경기 슈팅 7회에 그쳤다. 홍명보호 스리백의 월드컵 쇼케이스는 성공적이었다. 남은 두 번의 조별리그 경기에서도 기대를 걸기에는 충분한 경기력이었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