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은 이번 남미지역 예선에서 제대로 체면을 구겼다.
지난해 3월 '맞수' 아르헨티나와의 원정경기에서는 1대4 충격패를 당하며, 사상 첫 월드컵 진출 실패의 위기에 빠졌다. 벼랑 끝에 선 브라질의 선택은 '이방인'이었다. 순혈주의를 과감히 깨고 이탈리아 출신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에게 손을 내밀었다. 안첼로티 감독은 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모두 리그 우승을 차지한 명장 중의 명장이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도 최다인 다섯 번이나 했다. 외국인 감독이 브라질대표팀을 맡은 건 1965년 필리포 누녜스(아르헨티나) 감독 이후 60년 만이었다.
안첼로티 감독은 팀을 빠르게 수습하며 브라질을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았다. 그의 미션은 명확하다. 월드 챔피언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통산 다섯 번째 별을 단 이후 20년 넘게 자존심을 구긴 브라질은 이번 대회에서 절치부심을 노린다. 첫걸음에서 '아프리카 최강' 모로코를 만난다. 브라질은 14일 오전 7시(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모로코와 2026년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을 치른다.
사실상의 C조 1위 결정전이다. C조에는 브라질, 모로코, 아이티, 스코틀랜드가 속했다. 1974년 서독 대회 이후 52년 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은 아이티나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28년 만의 월드컵 본선에 성공한 스코틀랜드는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진다. 조편성 후 '2강-2약'이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조 2위가 될 경우, 네덜란드, 일본, 스웨덴 등 까다로운 팀들이 포진한 F조 1위와 만나는 만큼, 조 1위는 제법 의미가 크다.
모로코는 이번 대회 복병으로 꼽힌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선 아프리카팀으로는 두 번째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모로코는 이후 황금기를 누리고 있다.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수확한 데 이어 2025년 칠레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서는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1월 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서도 세네갈이 몰수패를 당하며 정상에 섰다. 이번 아프리카지역 예선에서도 유일하게 전승을 거뒀다.
세계 최고의 왼쪽 날개로 불리는 브라질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와 '넘버1' 오른쪽 풀백인 모로코의 아슈라프 하키미(파리생제르맹)의 매치업은 이날 경기의 최대 포인트다. 치명적인 드리블 능력을 갖춘 비니시우스와 탁월한 신체능력을 지닌 하키미의 1대1 대결 결과에 따라 C조의 판도가 완전히 바뀔 전망이다. 우여곡절 끝에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브라질 에이스' 네이마르는 종아리 부상으로 불참이 확정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