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공은 둥글다'는 축구계 격언이 2026년 북중미월드컵 1라운드를 꿰뚫었다. 순위만으로 예측할 수 없는 그라운드의 묘미였다.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참가국이 확대된 첫 대회다.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 32개국 체제로 확대한 이후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의 허들이 더 낮아졌다. 총 104경기, 32개국이 경쟁했던 직전 2022년 카타르 대회보다 40경기가 늘었다. 조별리그 1라운드만 24경기다. 급격히 늘어난 참가국과 경기 수, 국제축구연맹(FIFA)이 '질보다 양'을 택했다는 우려가 컸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고전, 유럽과 남미의 독주, 재미가 반감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우즈베키스탄과 콜롬비아의 경기로 마무리된 1라운드,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한 라운드로 완벽하게 재단할 수는 없지만 질적 하락 우려는 기우였다. 아시아는 기대 이상의 경기력으로 판을 흔들었다. 대한민국이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체코전 2대1 역전승, 아시아 첫 승전고를 울렸다. 뒤이어 호주가 튀르키예를 2대0으로 제압했다. 상승세는 이어졌다. 일본은 FIFA 랭킹 8위 네덜란드와 호각세를 이루며 승점 1점을 챙겼다.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까지 무승부를 거뒀다. 우루과이, 스위스 등 한 수 위 상대를 괴롭혔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아프리카도 '예상 밖'이었다. 대회 직전 프랑스를 제압했던 코트디부아르는 에콰도르를 1대0으로 꺾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집트는 황금세대의 끝자락에 도착한 벨기에와 1대1로 비겼다. '검은 별' 가나는 파나마를 1대0으로 물리쳤다. 스포트라이트는 승리가 아닌 무승부로 향했다. 카보베르데와 콩고민주공화국이 주인공이다. 카보베르데는 '무적함대' 스페인을 좌초시켰다. 첫 출전임에도 끈질긴 수비, 보지냐의 선방으로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선봉으로 나선 포르투갈의 발목을 잡았다. 1대1 무승부, 52년 만의 본선 진출 이후 첫 승점까지 수확했다.
유럽과 남미는 고전했다. 스위스, 네덜란드, 스페인, 벨기에, 포르투갈까지 첫 승 신고가 불발됐다. 프랑스와 독일, 노르웨이, 잉글랜드 등이 대승을 거둔 점은 다행이었다. 남미의 상황은 더 뼈아프다. 파라과이가 '개최국' 미국에 1대4로 대패한 것이 서막이었다.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도 걱정만 남겼다. 모로코에 고전하며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개막 전 '다크호스'로 평가받던 에콰도르, 우루과이도 웃지 못했다.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가 위안이었다. 아르헨티나는 리오넬 메시의 해트트릭으로 알제리를 3대0으로 제압했다. 콜롬비아도 루이스 디아스가 1골-1도움으로 3대1 승리를 견인했다.
1라운드에서 아시아는 2승4무3패, 유럽은 7승6무3패, 북중미는 2승1무3패, 남미는 2승2무2패, 아프리카는 2승4무4패, 오세아니아는 1무를 기록했다. 이제 첫발을 뗐다. 2라운드에서 판은 다시 뒤집힐 수 있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