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주먹감자'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월드컵 역사를 새로 썼다.
가나는 18일 오전 8시(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토론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나마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L조 1차전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통산 5번째 월드컵 본선에 오른 가나는 첫 경기부터 승리하며 32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전반 2분부터 파나마가 몰아쳤다. 오른쪽에서 공격을 시작한 파나마는 문전으로 과감하게 패스를 전달했다. 세실리오 워터먼의 감각적인 슈팅을 골키퍼가 가까스로 쳐냈다. 가나가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과 전혀 달리, 파나마가 경기를 지배했다.
전반 34분에도 파나마가 후방에서 단번에 페널티박스로 공을 투입했다. 다소 혼전상황. 공격수와 수비수가 엉키면서 넘어졌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전반전은 파나마의 일방적인 경기로 펼쳐졌지만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가나의 첫 위협적인 공격이 후반 22분에서야 나왔다. 앙투안 세메뇨가 오른쪽으로 빠쥔 뒤에 중앙에 있는 조던 아예유에게 정확하게 배달됐지만 수비가 자책골 위험을 무릅쓰고 걷어냈다.
가나는 후반전에 살아났지만 파나마를 심각하게 위협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가나는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시도한 공격에서 케일럽 이렌키의 극장골이 터지면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케이로스 감독은 월드컵 최고령 감독 승리 기록을 세웠다. 1953년 3월 1일생인 케이로스 감독은 만 73세3개월의 나이로 2010년 남아공 대회 당시 독일 출신 오토 레하겔 전 그리스 대표팀 감독이 세운 최고령 월드컵 승리 감독 기록(만 71세10개월)을 경신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 팬들에게 익숙한 인물이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오른팔로 명성을 떨쳤던 케이로스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는 등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남아공, 포르투갈, 이란, 콜롬비아, 이집트, 카타르, 오만 등 여러 국가대표팀을 지휘하며 다양한 전술과 강한 카리스마, 심리전 등으로 명성을 떨쳤다.
특히 이란 대표팀을 이끌던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여러차례 한국의 발목을 잡으며 '밉상 감독'으로 불렸다.
2013년 6월 울산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는 한국에 1대0으로 승리한 후 한국 벤치를 향해 주먹 감자를 날리는 추태를 범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월드컵 개막을 두 달 앞둔 4월 가나 대표팀에 부임했다. 당시 후보가 한국과 인연이 있던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에르베 르나르 현 튀니지 감독 등이었다.
케이로스 감독은 준비 기간이 길지 않았지만, 특유의 수비를 중시한 전술로 승리를 이끌어냈다. 케이로스 감독은 경기 후 "우리는 전사처럼 싸웠고, 지혜롭게 승리했다"며 "상대가 어떤 방식으로 나올지 알고 있었고, 우리가 주도권을 내줄 것이라는 점도 예상했다. 단계적으로 그들의 공격을 차단하며 승리하는 방법을 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케이로스 감독의 월드컵 최고령 승리 감독 타이틀은 이번 대회 다시 바뀔 수도 있다. 그보다 나이가 많은 감독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퀴라소의 딕 아드보카트(네덜란드) 감독은 1947년 9월 27일생으로 이번 대회 최고령 감독이다.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남아공의 휴고 브로스(벨기에) 감독은 1952년 4월 10일생이고, 역시 한국과 같은 조인 체코의 미로슬라프 코우베크 감독은 1951년 9월 1일생이다. 모두 케이로스 감독보다 나이가 많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