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달라하라(멕시코)=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를 왜 기용 안 하는 거야?'
대한민국 역사상 첫 해외 태생 귀화 선수인 옌스 카스트로프(23·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의 월드컵 미기용 논란이 뜨겁다. 옌스는 2026년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2경기 체코(2대1 승), 멕시코전(0대1 패)에서 모두 교체명단에 포함됐으나,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멕시코전에서 윙백 설영우(27·츠르베나 즈베즈다) 김문환(31·대전)이 부진했다고 본 호사가들은 왜 옌스를 투입하지 않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옌스는 사전 캠프지에서 열린 트리니다드토바고(5대0 승), 엘살바도르전(1대0 승)에서 왼쪽 윙백 포지션에서 폭발적인 에너지, 심플한 공격 전개 능력을 선보이며 존재감을 과시했던 만큼 이번 대회에서 주력 자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1차전에선 이태석(24·아우스트리아 빈)을 왼쪽 윙백으로 깜짝 기용했고, 2차전에선 설영우를 왼쪽으로 옮기고 김문환을 오른쪽 윙백 자리에 배치했다. 상대팀의 전술적 특성에 맞춰 윙백 구성에 변화를 줬다. 멕시코전에서 후반 5분 선제실점을 한 이후 홍 감독은 양 윙백을 빼고 윙어를 양현준(셀틱) 엄지성(이상 24·스완지시티)을 윙백으로 투입했다.
옌스는 결론적으로 기회를 받지 못했다. 1, 2차전을 통틀어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한 필드 플레이어는 옌스, 이동경(27·울산) 김태현(26·가시마) 배준호(23·스토크시티) 조위제(25·전북) 등 5명이다. 이중 김태현 배준호는 발목 부상을 당해 2차전을 앞두고야 팀 훈련에 복귀했다. 부상없이 출전하지 못한 건 옌스, 이동경 조위제 세 명이다.
미드필더 출신인 옌스는 홍명보호가 보유한 윙백 중 가장 공격적이고 전투적인 성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드를 빼앗긴 상황에서 고려할 수 있는 주요 옵션인 건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일각에서 주장하는대로 옌스가 전술의 정답은 아니다. '옌스를 투입했다면 내용,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다'라는 건 어디까지나 가정이다.
옌스는 지난해 9월 국가대표팀에 첫 발탁된 이후 지금까지 A매치 7경기를 치렀다. 사전캠프에서 치른 친선경기를 제외하곤 기대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여준 적이 없다. 문화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팀 문화에 쉽게 녹아들지 못한 채 겉도는 느낌이 있었다. 팀 적응, 규율과 관련된 소문도 끊이질 않았다. 수비진은 다른 포지션보다 호흡이 중요하다. 홍 감독은 1, 2차전에서 대표팀 붙박이인 설영우, 이태석을 왼쪽 윙백으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선발 권한은 감독에게 있다. 한국은 두 경기에서 준비한 플랜대로 흐름을 주도했다.
다만 설영우 김문환이 멕시코전에서 2% 부족한 모습을 보인 건 부인하기 어렵다. 특히 설영우의 왼쪽 측면 기용은 실패에 가까웠다는 평이다. 앞으로 옌스가 필요한 타이밍이 오면, 25일 남아공전부턴 과감히 기용할 필요도 있다. 멕시코전에서 조커로 제몫을 해준 선수는 사실상 엄지성 한 명이었다.
과달라하라(멕시코)=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