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시드 한국 월드컵 최종예선 최상의 시나리오는?

기사입력 2016-03-30 18:20


한국과 레바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경기가 24일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이정협이 후반 결승골을 터뜨린 후 슈틸리케 감독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안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3.24/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진출팀이 모두 확정됐다.

한국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호주, 카타르, 중국, 이란, 일본, 시리아, 태국, 이라크, 우즈베키스탄 등 12개국이다.

이들 12개국은 4월 1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조추첨을 통해 6개국씩 2개 조로 나뉘어 아시아에 배정된 4.5장의 본선 티켓을 놓고 경쟁한다.

각조 1, 2위를 차지하는 게 급선무다. 3위팀간 승자는 북아메리카 지역예선 4위 팀과의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조추첨에 앞서 시드는 다음달 7일 발표되는 4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순에 따라 배정된다. 3월 A매치 일정이 모두 끝난 터라 대략의 윤곽이 나왔다.

아시아권 FIFA 랭킹 1, 2위인 이란과 호주가 1번 시드를 받고 한국은 일본과 함께 2번 시드가 될 전망이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우즈베키스탄(3번), UAE-중국(4번), 카타르-이라크(5번), 시리아-태국(6번) 등으로 배치된다. 한국은 조추첨 결과에 따라 2번을 제외한 나머지 5개 시드에 속한 국가 중 1개국들과 오는 9월부터 1년간 총 10경기의 홈 앤드 어웨이 일정을 치러야 한다.

조추첨이라는 게 하늘의 뜻에 달린 것이지만 이왕이면 한국에 유리한 조편성 시나리오가 무엇인지 그려볼 수 있다. 우선 가장 불편한 상대 일본을 피한 것은 다행이다.

예정된 최종예선 경기일정은 4-6-5-1-3번 시드팀을 상대로 홈-원정 순으로 2경기씩 치러야 한다. 이런 일정을 감안할 때 원정경기 부담이 가급적이면 덜한 팀을 만나는 게 수월하다.


이동거리나 기후 환경 등의 요인까지 더하면 중동팀을 피하는 것이 낫다. 1번 시드의 이란과 호주는 만만치 않은 전력도 그렇지만 이동시간에서 별 차이가 없어 딱히 어느 쪽이 유리하다고 보기 어렵다.

3번 시드의 사우디와 우즈벡, 5번 시드 카타르-이라크도 이동에 따른 부담으로 치면 큰 변별력은 없다. 이 가운데 3번 시드는 내년 9월 5일 마지막 10차전을 원정으로 치러야 하는 대상이란 점을 생각하면 피로감이 덜한 상대는 우즈벡이다. 사우디와 우즈벡은 9월 최고 기온이 섭씨 40도에 육박하고 일교차가 심하다는 기후 환경은 비슷하다. 비행시간에서 우즈벡이 8시간 정도로 사우디(10시간·직항 기준)에 비해 덜한 편이다.

나머지 4, 5번 시드에서 한국의 원정 부담이 좌우되는데 중국과 태국이 같은 조에 편성되면 최상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이란, 사우디, UAE, 이라크-카타르, 시리아 등 온통 중동 국가를 만나면 최악이다. 슈틸리케호가 아시아지역 2차예선 전승 과정에서 레바논, 쿠웨이트 원정에서 '중동 원정 징크스'를 깨기는 했지만 역대 중동 원정에서 30%대 승률에 그친 점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원정 부담이 아니라 역대 맞대결 결과로 보더라도 최상 시나리오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1번 시드의 이란과 호주는 둘 다 버겁다. 한국은 상대전적에서 이란에 9승7무12패, 호주에 7승10무9패로 열세다. 특히 이란의 경우 2010년 남아공월드컵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만났는데 2무2패로 고통을 줬고, 호주는 지난해 아시안컵 결승에서 1대2 패배를 안겼다.

3번 시드에서는 역시 사우디(4승7무5패·이하 역대 상대전적)보다 우즈벡(9승3무1패)의 부담이 덜 하다. 사우디도 이란과 마찬가지로 2006년 독일월드컵(2패)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1승1무) 아시아 최종예선 때 한국을 괴롭힌 바 있다. 그나마 5번 시드의 이라크와 카타르는 맞대결 전적에서 각각 7승10무2패, 4승2무1패로 모두 부담없는 상대다. 그래도 유·불리를 따지자면 2022년 월드컵 유치로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카타르보다 전쟁 후유증으로 여전히 정세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이라크가 덜 부담스럽다.

나머지 4, 6번 시드에서는 당연히 중국과 태국을 만나는 게 최선이다. UAE(12승5무2패)와 시리아(3승2무1패) 모두 한국에 열세지만 중국(17승12무1패)과 태국(31승7무9패)이 '승점 제조기'로서 훨씬 만만하기 때문이다. 태국은 최근 평가전(한국 1대0 승)에서 한국을 당혹스럽게 했지만 몇 수 아래 수준임이 확인됐고, 중국의 '공한증'은 아직 가시지 않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