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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드디어 드라이버 샷 난조라는 숙제를 풀었다.
1라운드 4오버파, 2라운드 2오버파로 간신히 컷을 통과한 뒤 3라운드에서도 4타를 잃고 우승권에 완전히 멀어졌던 매킬로이는 무려 30계단 뛴 공동 19위(7오버파 287타)로 대회를 마쳤다.
매킬로이가 적어낸 3언더파 67타는 이날 최종 라운드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다.
욘 람(스페인)도 67타를 쳤다. 최종 라운드에서 언더파 스코어를 때린 선수는 둘을 합쳐 5명뿐이다.
세계랭킹 2위이자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챔피언으로서 완전히 구겨질 뻔했던 체면은 살린 셈이다.
매킬로이한테는 순위 상승보다 더 반가운 건 그동안 속을 썩였던 드라이버 샷 난조를 해결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이날 페어웨이를 단 3번 놓쳤다. 페어웨이 안착률이 무려 79%로 전체 선수 가운데 공동 5위다.
평균 321.5야드의 장타를 날리고도 이렇게 높은 페어웨이 안착률을 보이자 티샷 부분 이득 타수 1위(+2.17타)에 오른 것은 당연했다.
매킬로이의 올해 3차례 우승을 이끈 '최강 병기' 드라이버 샷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 셈이다.
매킬로이는 "지난 2, 3라운드에서는 드라이버가 오른쪽으로 밀리면서 고전했지만, 오늘은 잘 잡았다"며 "만족스러운 라운드였다"고 모처럼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마스터스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뒤 목표를 상실한 듯 한동안 방황했던 매킬로이는 다가오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디오픈을 겨냥했다.
매킬로이는 "마스터스를 우승하면서 (내가 최고봉으로 여겼던) 에베레스트는 올랐다. 이제는 내려와 다음 산을 찾아야 할 때"라며 디오픈이 다음 '산'이라고 암시했다.
디오픈은 다음 달 17일부터 나흘 동안 매킬로이의 고향인 북아일랜드의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에서 열린다.
"최근 몇 주간은 마음가짐이 흔들렸던 것 같다"는 매킬로이는 "(디오픈이 열리는) 로열 포트러시는 내가 어릴 적부터 뛰놀던 곳이다. 지금은 오직 거기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로열 포트러시에서 열렸던 디오픈에서는 컷 탈락했던 매킬로이는 "그때 내가 얼마나 감정적으로 휘둘릴지 몰랐다. 그게 가장 준비가 안 된 부분이었다"고 털어놨다.
매킬로이는 "그때 고향 사람들의 지지와 사랑을 온몸으로 느꼈다. 눈물이 났다"면서 "이번엔 (디오픈 우승컵) 클라레 저그와 (마스터스 우승자에게 주는) 그린 재킷을 들고 일요일 밤에 팬들과 진짜 축하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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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