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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2승하고 최악의 시즌이라 하면 너무 건방지네."
그런데 투어 챔피언십 덜컥 우승을 해버렸다. 박상현은 9일 제주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린 최종 라운드에서 18번홀 극적 클러치 버디퍼트를 성공시키며 최종 11언더파 극적 우승을 차지했다. 14승 달성의 순간이었다. 우승 상금 2억2000만원을 획득하며 행복한 연말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시즌 3번째 다승자로 이름을 남기며 2025년을 마무리했다. 2번이나 우승했는데 최악의 시즌이었을까. 박상현은 뭐라고 답을 했을까.
바람이 많이 분다는 예보가 있어서 2타 차이는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박상현은 공동 선두와 2타차로 최종 라운드에 돌입했다.) 바람이 분 게 나에게는 '신의 한 수'가 됐다. 바람 속에서 어떤 선수보다 많이 쳐본 경험이 있어서, 그게 도움이 된 것 같다.
-마지막 18번홀 버디 퍼트 상황은.
이태희 선수와 공동 선두였다. 뒷 팀은 쫓아오지 못 한다고 들었다. 티샷이 잘 나왔다. 이태희 선수 티샷이 벙커에 들어갔기 때문에 파만 하고, 연장까지 생각하는 경기 운영을 했다. 약간 슬라이스 라인이었는데 집어넣기보다 붙여서 연장 가자, 이태희 선수가 파 퍼트 못 넣으면 우승할 수 있다 그 생각만 했다. 그런데 그게 들어갔다. 들어가는 순간 우승의 확신을 하고 세리머니가 나왔다.
-아쉽게 통산 상금 60억원 올시즌 돌파하지 못했는데.
언젠가는 할 거니까 괜찮다. (박상현은 이날 우승으로 통산 상금을 58억9372만4057원으로 늘렸다.)
-17번홀 보기로 이태희와 동타가 됐는데, 18번홀 상황이 극적이었다.
17번홀 티샷한 공이 땅에 박혔다. 드롭은 할 수 있었다. 어프로치는 나쁘지 않았다. 큰 압박은 없었다. 4m 정도 퍼트를 넣는다고 확실하게 쳤는데 끝에서 살짝 빗나가더라. 18번홀 이태희 선수 티샷이 벙커로 가는 걸 보고 페어웨이만 지키자고 노력했다. 슬라이스 맞바람이었다. 세컨드샷은 2단그린만 넘어가자고 쳤다.
-21년 투어 생활 최악의 시즌이라고 했는데 2승을 했다.
2승 하고 최악이라고 하면 너무 건방진 얘기다. (웃음) 솔직히 얘기하면 스윙이나 샷에서는 부족한 것도 많고, 샷에 대한 믿음이 별로 없는 상황이다. 오늘도 바람이 불어서 나에게 유리했다. 내년 시즌을 위해 스윙을 많이 보완해야 할 것 같다. 올해 톱10 딱 2번 했다. 그게 다 우승이다. 나머지는 정말 쳐다보기도 힘든 등수였다. 그래도 2025년 만족스럽게 성적을 낸 것 같다.
-체력 유지 비법은.
나처럼만 안하면 된다. 운동도 아예 안하고. 골프만 친다. 롱런 하는게 나도 신기할 정도다. 부상도 없고. 비법이 있다면, 후배들에게 얘기해주고 싶은데 해줄 게 없다. 술마시는 걸 비법이라고 알려줄 수도 없다. (웃음) 나도 내 스스로 비법이 궁금하다.
-몇 살까지 1부 투어에서 뛸 수 있을까.
시니어 전까지는 뛰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시드가 있다고 뛰는 것보다 어린 선수들과의 경쟁력을 유지하며 뛰고 싶다. 나만의 변별력이 있어야 한다. 그게 내 목표다. 우승 경쟁을 하면서 투어를 뛰고 싶다.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를 평가한다면.
1번홀부터 마지막홀까지 수리지 한 군데가 없다. 그린이 좋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대회 세팅이라서 좋은 게 아니라, 연습 라운딩 하러 왔을 때도 항상 이 상태였다. 올해 대회장중 톱3 안에 들 정도로 너무 좋았다.
서귀포=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