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하늘이 점지해준 우승인가.
이상엽이 2026 시즌 KPGA 투어 개막전에서 통산 2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상엽은 19일 강원도 춘천 라비에벨CC 올드코스에서 막을 내린 KPGA 투어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치며 4라운드 합계 최종 23언더파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2억원.
2014년 입회한 이상엽은 2016년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우승 이후 오랜 기간 무관의 세월을 거친 가운데, 10년 그리고 104개 대회 만에 감격의 우승을 맛보게 됐다. 첫 우승 후 그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부진의 터널에 빠졌던 이상엽. 2022년 입대 후 2025년 투어에 복귀했으나 시드까지 잃는 충격에 빠졌다. 하지만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통해 겨우 올시즌 시드를 획득했는데, 첫 대회 우승이라는 '초대박'을 터뜨리며 향후 투어 생활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또 역대 이 대회 최저타 우승 기록이라 더욱 값졌다. 라비에벨CC 올드코스는 코스 자체도 어려운데다 그린도 매우 단단하고 빨라 타수를 줄이기 쉽지 않았는데, 이상엽은 이번 대회 4번의 라운드 내내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인 샷감을 유지했다.
사실상 매치 플레이였다. 3라운드까지 무서운 기세로 19언더파 선두에 오른 베테랑 권성열과 17언더파 이상엽이 챔피언조에서 맞붙었다.
그런데 이상엽이 초반 신들린 플레이로 우승을 예고했다. 1번홀 파5. 투온을 시도했지만 짧았고, 그 공이 그린 앞 벙커에 들어갔는데 완벽한 세이브로 핀 옆 1m 위치에 붙이며 버디를 잡았다.
그리고 압권은 파4 2번홀. 세컨드샷이 그린을 살짝 넘어갔다. 8m가 조금 넘는 거리였는데 여기서 한 퍼트가 그대로 홀컵에 빨려들어갔다. 권성열이 1, 2번홀 연속 파를 기록해 두 홀 만에 19언더파 동타가 됐다.
자신감이 붙었는지, 3번홀부터 마치 기계가 치는 것처럼 아이언샷이 딱딱 붙었다. 6번홀까지 6개홀 연속 버디. 마치 접신한 것 같은 완벽한 플레이로 완벽히 기세를 탔다. 219m 어려운 파3인 7번홀에서 버디 행진이 깨졌지만, 권성열을 2타 차이로 따돌렸다.
고비도 있었다. 파4 8번홀. 2단 그린 아래에 위치한 핀 위치. 하지만 이상엽의 세컨드샷이 강하게 맞으며 2단 위로 올랐고, 퍼트한 공이 내리막을 타고 내려가 파를 지키지 못했다. 권성열은 여기서 버디를 잡아내며 다시 22언더파 동률이 됐다. 베테랑 권성열 역시 2018년 SK텔레콤 오픈 우승 이후 우승이 없었기에, 이번 대회 트로피가 너무 간절했다.
하지만 신은 두 사람 모두를 품을 수 없었다. 결국 이상엽쪽으로 웃음을 보냈다. 두 사람의 희비가 엇갈린 건 12번홀. 이상엽이 11번, 12번 연속 버디로 다시 치고 나갔다. 특히 12번홀 어려운 슬라이스 라인 퍼트를 성공시키고 마치 우승한 듯 격정적 포효를 했다. 승부처임을 직감한 것. 반대로 그 버디를 본 권성열은 짧은 파 퍼트를 놓치며 땅을 쳐야했다. 공이 홀컵을 돌아 흘러나오는 게, 이날의 양 선수 운명을 보여주는 듯 했다.
파5 15번홀. 2타 차이에서 권성열이 역전을 위하 과감하게 투온 시도를 했지만, 그 우드샷이 아웃오브바운스 지역으로 날아가며 사실상 승부는 끝이 났다.
한편, 지난해 제네시스 대상 영광의 주인공 옥태훈은 4라운드 8언더파를 몰아치며 최종 21언더파를 기록, 주춤했던 권성열을 제치고 극적으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권성열은 챔피언조에서 함께 플레이한 왕정훈과 함께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춘천=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