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심각한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롯데가(家)의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전격 회동했으나, 두 사람은 한·일 롯데 경영권과 관련해 전혀 얘기를 나누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빠른 시일 내에 경영권과 관련해 타결점을 찾을 것으로 보이나, 그동안 쌓인 감정의 골이 깊어 표 대결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의 5분 정도 만났다. 출장 잘 다녀왔다고 서로 인사를 주고 받았다"라고 전했다.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과의 화해 여부에 대해선 "화해한 것으로 본다. 동석한 사람에 따르면 서로 웃으며 좋게 인사했다"라고 근거를 제시하며 공식적으로 신격호-신동빈 부자가 '화해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전까지 언론을 통해 신격호 회장의 육성과 동영상을 공개할 정도로 갈등의 골이 깊어보였던 신격호-신동빈 부자 사이가 5분이란 시간 안에 화해가 성사됐는지에 대한 해석은 여전히 분분하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인사만 한 것인지 다른 내용이 오고 갔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며 "그러나 대화를 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최근 신동주 전 부회장 측에서 공개한 신 총괄회장의 해임지시서에 대해서는 "법적인 효력이 없는 서류라고 생각한다"고 확실하게 못을 받았다.
그러나 한·일 롯데 경영권 결정의 핵심 변수가 될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구성 및 주주총회 날짜와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상적 경영판단 능력보유 여부 등에 대해서는 "여기서 이야기할 부분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신동빈 회장은 앞서 귀국한 신동주 전 부회장이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말을 전혀 구사하지 못한 채 일본어로 인터뷰에 응하며 '한국기업이 아니다'라는 국민적 비난 여론에 직면한 것을 의식한 듯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어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그는 '롯데는 일본 기업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95%의 매출이 우리나라(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면서 롯데는 "한국기업이다"고 강조했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