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Fira Gran Via)'에서 22일(현지시간) 개막된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이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25일 막을 내렸다. '모바일이 모든 것(Mobile is Everything)'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MWC 2016은 전 세계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와 이동통신사, 글로벌 리더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됐다. 이동통신사연합회(GSMA)에 따르면 올해 2500여개 기업이 참여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관람객도 10만명을 훌쩍 넘었다. 관람객 외에 참여 기업의 임직원까지 포함하면 총 참여인원은 11만명을 넘어선 규모다. MWC 2016에서 많은 이슈들이 쏟아졌는데 가상현실(VR), 5세대(5G) 이동통신, 융합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가상현실(VR) 대세로 부상…부스마다 북새통
VR이 관심을 끈 이유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고 현실에 가까운 현장감으로 몰입감을 높일 수 있는 데다 활용 범위도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신제품인 갤럭시S7과 G5보다는 VR에 치중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S7에 관람객이 모여들긴 했지만 부스 옆에 마련된 VR체험 공간을 찾는 이들이 더 많았다. 롤러코스터 VR 영상을 체험한 이들은 비명을 지르며 분위기를 띄웠고, 주변 관람객들은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유심히 VR 체험존을 둘러봤다.
LG전자도 전략 스마트폰 G5와 함께 공개한 VR 기기 'LG 360 VR'과 VR 카메라 'LG 360 캠'을 전시관에 선보였다. 삼성전자처럼 움직이는 의자에 앉아 LG 360 VR로 가상 롤러코스터를 탈 수 있는 4석 규모의 VR 체험 공간도 마련했다.
MWC 2016에 전시관을 차린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도 제조사·통신사·부품제조사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VR 기술을 선보였다. 페이스북 자회사인 오큘러스, 일본 소니, 대만 HTC 등은 올해부터 VR 기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VR이 상용화가 되려면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해들 거듭할수록 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VR을 즐기기 위해 착용해야하는 헤드셋의 무게가 상당해 장시간 즐기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었고, 관련 콘텐츠도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VR기기의 성능이 흑백TV이었다면 최근 VR기기는 컬러TV정도"라며 "화질 개선과 무게 절감을 통해 스마트TV의 단계를 넘어서야만 상용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VR기기 관련 기술 개발은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와 있지만 이를 자유자재로 활용하기 위해선 많은 트래픽이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이 부분은 5G를 통해 해결할 수 있어 향후 시장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융합, 글로벌 트렌드의 한축으로 등장
5G에 대한 관심도 컸다. 5G는 최근 많이 사용되고 있는 롱텀에볼루션어드벤스(LTE-A)보다 80배 가량, 일반 LTE보다는 270배 가량 빨라 초고화질(UHD) 영화 한 편(약 20GB)을 8초만에 전송할 수 있다. 5G 서비스는 SK텔레콤과 KT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맞춰 2017~2018년 사이 상용화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KT는 일본 소프트뱅크, 중국 차이나모바일, 영국 보다폰은 5G 서비스 개발을 위한 협회를 결성하는가하면, SK텔레콤은 연구소가 아닌 MWC 전시장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5G 속도 기준(20Gbps)을 넘는 20.5Gbps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시연에 성공했다.
KT도 MWC 2016에서 5G를 강조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최근 통신사의 투자개념이 바뀌고 있다"며 "과거 이동통신망 구축에 투자를 했다면 이제는 5G 기술에 대한 투자와 벤처기업 등 유망한 업체와 협업관계를 이끌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또 "평창 동계올림픽 5G 시범서비스 계획 발표 이후 수많은 글로벌 통신사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5G 못지않게 융합도 글로벌 IT 트렌드의 한 축으로 등장했다. MWC 2016에서 가장 많은 눈길을 받은 것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제품 갤럭시S7과 G5다. 양사는 MWC 2016 개막 하루 전 언팩행사를 통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공개했고,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물론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자체 기술에 대한 관심도 많았겠지만, 주변기기를 활용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활용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 많은 관람객들이 주목했다.
가령 갤럭시S7과 G5는 VR과 360도 카메라 등을 통해 단순한 이동통신 기능을 넘어 가상현실 및 실생활에 사용범위를 넓힐 수 있도록 했다. 이의 일환으로 삼성전자는 콘텐츠 확보를 위해 페이스북과 협력관계를 맺는가하면, LG전자는 음향업체인 뱅앤올룹슨(B&O) 및 게임업체와 기술협업 등 융합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MWC 2016 현장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올해 전시회는 업체 간 기술 융합을 통한 서비스 및 제품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며 "업체 간 기술 융합은 디바이스 뿐 아니라 통신사간 결합, 더 나아가 자동차를 비롯해 통신 이외의 산업군과의 결합 등으로 이어져 우리의 일상생활로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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