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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와 무더위로 불쾌지수가 올라가고, 꿉꿉함과 갈증을 달래기 위해 물통을 끼고 사는 계절이 왔다. 여름에는 입맛이 없어 식사 중에도 물을 많이 찾게 되는데, 밥먹을 때 물을 과도하게 마시면 소화에 문제가 흔하게 생긴다. '물과 소화'의 관계를 오범조 서울시 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으로 알아봤다.
물에 밥 말아먹으면 '십이지장 염증' 많아
시원한 얼음물, 오히려 소화에 방해
여름철이 되면 얼음을 동동 띄운 차가운 물을 마시면 속이 시원해지고 더부룩함이 가신다. 그러나 특히 식사 전에는 찬물보다 미지근한 물을 마시자. 너무 차가운 물을 갑자기 마시면 소화기관 인접 혈관이 수축돼서 장 기능도 떨어진다. 또, 소화 효소는 체온에 최적화돼 작용하는데, 얼음물을 마시면 체온이 낮아지면서 효소 기능이 떨어진다. 운동 후 찬물을 급하게 마시면 종종 설사가 나는데, 이는 소화·흡수가 잘 안돼 수분이 몸 밖으로 너무 빨리 배출되는 것이다. 또한 위장이 예민한 사람이 찬물을 마시면 복통과 설사가 잘 생긴다. 불가피하게 찬물을 마실 때는 천천히 씹듯이 마셔야 배앓이를 예방할 수 있다.
탄산수 마신 후 트림…'소화 신호' 아냐
"소화에 도움이 된다"며 최근 물 대용으로 탄산수를 마시는 사람이 늘었다. 그러나 소화가 잘 된다는 것은 단지 느낌에 불과할 뿐 위장관 운동과 소화효소 분비에 도움이 되진 않는다. 탄산수를 마시고 트림이 나오면 소화가 된 것이라고들 생각하는데, 탄산수는 오히려 위산의 소화 기능을 방해한다. 탄산수를 마시면 나오는 트림은 단순한 가스 배출로, 오히려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한다. 콜라나 사이다 등 탄산음료와 마찬가지다. 실제로, 레몬이나 자몽 등 향이 첨가된 탄산수는 '탄산음료'로 분류된다. 특히 어린이는 이런 탄산수를 마시면 충치가 잘 생긴다. 탄산수는 빨대로 마시게 하고, 마신 후에는 양치질을 시켜야 한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