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이면 심해지는 '입 냄새' 왜?

기사입력 2016-07-27 15:27


직장인 이모(30)씨는 평소 입 냄새에 민감해 양치질뿐만 아니라 틈틈이 구강청결제를 이용하는 등 입안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는 편이다. 하지만 여름철이 되면 부쩍 구취가 심해진다.

전문가들은 입 냄새의 90% 이상은 입안의 문제로 발생하지만, 여름철에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자주 마시는 음료와 냉방이 소화기능에 영향을 미쳐 입 냄새가 악화될 수 있다고 말한다.

구취란 입 안의 세균이 단백질을 분해하면서 생기는 휘발성 황 화합물로 인해 입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는 증상이다. 음식물을 섭취하고 깨끗하게 제거하지 않아 입안에 음식물 찌꺼기가 남거나 마늘이나 양파, 파와 같은 향이 강한 음식을 섭취한 경우 구취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음료수를 자주 마시게 되는데 이후 양치질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입 냄새를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 치아에 충치, 잇몸질환, 잘 맞지 않는 보철물이 있는 경우에도 구취를 유발할 수 있다. 잦은 흡연이나 음주도 구취를 발생시킨다.

구취는 아침 기상 직후나 공복 시 침 분비량이 적을 때 심하며 혀에 백태가 끼거나 축농증이 있는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이 외에 신장질환, 당뇨, 간 질환과 같은 전신질환도 구취를 발생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이은경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치과 교수는 "흔히 '위'나 '장'에 문제가 있으면 구취가 난다는 말이 있지만 전신적 원인으로 인해 구취가 발생하는 경우는 약 10% 정도에 불과하다"며 "대부분 입안에 문제가 있는 경우이기 때문에 치과를 방문해 원인을 찾고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성인의 약 50% 이상이 구취로 인해 고민을 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구취는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아침에 생기는 구취는 대부분 수면 시 구강세균에 의해 생기는 일시적인 문제다. 하지만 구취가 지속적인 사람의 경우 병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여성의 경우 생리기간이나 임신 중에는 구취가 증가할 수 있으며 허기는 구취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규칙적인 식사습관도 구취 예방에 필수적이다.


구취를 예방하려면 6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인 구강검사를 실시하고 올바른 칫솔질과 치실을 사용해 치아 구석구석을 닦으며 혀를 깨끗이 닦아주어야 한다. 육류나 고지방 음식의 섭취를 줄이고 과일과 야채와 같은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경은 교수는 "구취의 경우 내가 느끼기보다는 상대방이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도 모르는 사이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며 "청결한 구강관리와 좋은 식습관을 갖는 등 일상생활 속에서 예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이은경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치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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