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국병 '콜레라' 15년 만에 국내서 발생

기사입력 2016-08-23 14:27


소위 후진국병으로 불리는 콜레라 환자가 국내에서 발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지금까지 해외여행 중 감염돼 입국한 환자는 간혹 있었지만 국내에서 환자 발생한 경우는 15년 만에 처음이다.

질병관리본부(KCDC)는 23일 광주광역시의 한 의료기관이 신고한 A씨(59)가 콜레라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A씨는 출입국관리기록 상 올해 해외여행을 다녀온 기록이 없어 국내에서 콜레라균에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연일 이어지는 가마솥더위가 콜레라균 번식의 요인 중 하나로 보고 감염경로 확인을 위한 역학조사 중이다.

A씨는 지난 18일 의료기관으로부터 콜레라 의심환자로 신고 됐으며, 지난 22일 실험실 검사를 통해 콜레라 환자로 확인됐다. 병원에서 격리치료를 받은 뒤 현재는 건강을 회복해 귀가한 상황이다. 가족들 역시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당국은 A씨가 해외에서 수입된 음식물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콜레라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방문했던 식당 등을 중심으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A씨는 전라남도 남해안을 여행하며 식당 여러 곳에서 어패류를 섭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기석 KCDC 본부장은 "날이 너무 더워 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인 것이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된다"며 "콜레라는 몇천마리, 몇억마리의 세균이 입안으로 들어와야 걸리는데 (더위 때문에)짧은 시간에 급격히 콜레라균이 번식한 것이 아닌가 추정한다"고 말했다.

콜레라는 콜레라균에 오염된 어패류 등 식품이나 오염된 지하수와 같은 음용수 섭취 때문에 발생한다. 상수도와 하수도가 제대로 분리되지 않은 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후진국 감염병'으로 불린다. 드물게는 환자의 대변이나 구토물 등과의 직접 접촉에 의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소화기 감염병'인 만큼 공기 중에서 전파되는 '호흡기 감염병' 만큼 전염력이 크지는 않다. 소화기 감염병인 이질이나 노로바이러스에 비해서도 전염력이 약한 편이다.


보통 2~3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나는데, 복통을 동반하지 않는 심한 설사와 구토를 동반한 탈수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때로는 저혈량성 쇼크 등이 나타나기도 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KCDC는 콜레라 예방수칙으로 ▲오염된 음식물 섭취 금지 ▲물과 음식물 끓이거나 익혀 먹기 ▲배변 뒤 30초 이상 손 씻기 등을 제시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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